비운 만큼 채워지는 한가위/방우달(처세시인) 10여 년 전 삼삼한 날 3월 3일 토요일 오후 날씨도 좋은 날 춘천으로 입성했다. 곧 10여 명이 뜻을 같이 하여 조그만 산악회를 조직했다. 버스 전철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화목토 주 3회 근거리 산행을 했다. 춘천 토박이들과 함께 산행을 하면서 두릅 취나물 등 봄나물과 산딸기 버섯 밤 산도라지 등을 계절에 따라 채취했다. 재미 있었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따라 다녔다. 그 다음 해에는 뭣을 좀 알고 나니 자연스럽게 욕심도 생겼다. 공짜로 채취하고 채취하는 재미도 생겼다. 두 해 째 가을 알밤을 줍고 나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춘천으로 이사 온 것은 은퇴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워내고 마음 공부를 하면서 수행과 동시에 인간적 문학적 내공을 쌓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