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보름달 보기 부끄럽네

野塔 방우달 시인 2006. 10. 9. 00:03

 

 

보름달 보기 부끄럽네

 

 

방우달(시인)

 

 

죄스러운 마음으로

올해는 한가위 보름달 여러번 쳐다보았네

세상살이에 높이 높이 뜬 달은

초승달, 그믐달이기 때문이네

이익, 지위, 행복의 살벌한 양극화 동산

초승달과 그믐달은 칼날 닮았네

 

이제 보름달 보기 부끄럽네

 

하얀 박이 얹힌 초가 지붕 아래에서

보름달 쳐다보며 내 소원 빌 때보다

늦은 밤 탄천변 걸으며 더 간절히 빌었네

세상을 둥글게 둥글게

칼날을 보름달 만들어 달라고

 

세상살이 둥근 것은 아름답고 포근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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