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12

탓의 환경

탓의 환경 방우달(처세시인) 나무는 바람을, 사막은 태양을 탓하지 않듯이 인간은 생노병사(生老病死), 불행, 고독, 고통, 고난, 역경 등을 탓하지 않고 살아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이런 것들을 꿋꿋하게 견디고 이겨내고 수용하고 나쁜 상황과 환경들을 승화 발전시키는 존재다. 생노병사가 있다고 태어나지 않을 것인가? 중도에 포기할 것인가? 삶 앞에 닥치는 모든 것들, 좋거나 나쁘거나 너무 기뻐하지도 말고 너무 두려워하지도 말자. 속성이고 본질인 것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태양과 바람을 탓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는 것처럼.

'군살이 보이시나요?'

'군살이 보이시나요?' 숲속에서 사람의 눈으로 보면 나무엔 군살이 없다. 만져봐도 잡히지 않는다. 인간세상 둘러보고 신은 말한다. 인간엔 군살이 없다. 영혼에도 잡히지 않는다. - 방우달의 《절》 중에서 - 한 뼘만 멀리서 한 뼘만 더 높은 곳에서 보면 모든 것이 다르게 보입니다. 생각이 높아지고 넓어집니다. 삶이 우아해집니다. 바짝 붙이면 온 세상을 조그만 숟가락 하나로 캄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멀리 있는 태산은 내 앞을 가리지 못합니다. 한 걸음만 물러서서 삶을 대하면 어떤 고통도 고난도 물러섭니다. 잠시만 견디면 다 지나갑니다. 평온이 다시 옵니다. 겨울 지낸 따스한 봄날 화사한 봄꽃처럼 군살없이 말랑말랑한 삶을 피우세요.

앙코르 작품 202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