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 5

겨울에 어떤 죽음이

겨울에 어떤 죽음이/방우달(처세시인) 야탑수행길에 흐르는 만천천, 얼음이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얼음은 물러 설 시기와 자리를 스스로 안다. 봄이 온다는 것을 예견하고 마찰없이 사라졌다. 사람보다 자연이 먼저 계절이 바뀜을 알아차리고 저항없이 받아들이고 미리 단도리를 한다. 얼음이 사라짐은 강의 죽음인가, 새로운 탄생인가, 아니면 강의 자연스런 변화인가? 사람의 마음 속에 봄이 옴을 나무나 풀, 강물보다 먼저 느껴야 하는데 인간의 삶이 녹녹치 않아 내일을 예견하기 힘들다. 현재 오늘 지금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매스컴을 통하여 부음이 알려진다. 주로 이름 난 사람들이다. 나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가 적은가, 어떤 일을 했는가, 어디서 어떤 죽음을 맞이 했는가에 관심이 간다. 나이가 조금 들었는지 나보다 젊..

여우비

여우비/방우달(처세시인) 강원대학교 캠퍼스 산책 중이다. 여우비가 제법 내린다. 연적지 앞 등나무 그늘에서 쨍쨍 하늘과 뭉게구름 즐기다. 그 옆에 르네상스 문고 창에는 허홍구 시인의 시 '채송화'가 몇 년째 피어 있다. 지금 연적지에는 수련이 한창이다. 여우비는 내리고 뭉게구름은 떠가고 연꽃은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짓는다. 이곳 떠날 줄 잊은 나그네는 여우비에도 마음이 젖는다. 요즘 일흔 후반의 부음이 쏟아진다. 백세 시대에도 지는 때는 알 수 없구나.

부음과 나이

부음과 나이 방우달(처세시인)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는 것은 인생의 철칙이다. 비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나이 일흔에 비교하는 습성이 하나 생겼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나 언론의 부음 소식을 들으면 나보다 몇 살 더 빨리 이 세상을 떠났는지 나보다 몇 살 더 오래 이 세상을 살다 갔는지 저절로 견주어 보게 된 것이다. 남자 평균 기대 수명이 여든 정도인데 요즈음 그 보다 왜 일찍 가는 사람들이 많을까. 나보다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나보다 지위가 낮아서도 아니고 나보다 명예가 적어서도 아닌데 말이다. 자신과 비교해서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면 행복이다. 그러나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자신과 비교해서 열등감에 빠지거나 부러워하면 불행이다. 나보다 한참 오래 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