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2
방우달(시인)
비움과 버림은 다르다
목숨을 비우며 살고 싶다
신문 부음란을 펼치면
팔십 구십까지 산 사람이 있고
사십 오십 살다 간 사람도 있다
내 나이 마흔이었을 때
진단 결과 특별한 병도 없었지만
쉰 살까지만 살아도 좋겠다고
그때까지만 살게 해달라고 빈 적이 있는데
벌써 55세
지금까지 해놓은 것도 별로 없고
인생을 마무리 한 것도 없고
죽음을 준비한 것도 없는데
아내도 젊고 애들도 미혼인데
너무 오래 살았다는 느낌이다
느림과 게으름은 다르다
남은 목숨을 느리게 살고 싶다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 뙤약볕 (0) | 2006.08.11 |
---|---|
일요일 아침이 흔들린다 (0) | 2006.08.07 |
생활이 따분하거든 (0) | 2006.08.02 |
인생이 뭐냐하면 (0) | 2006.07.27 |
꽃에 대한 단상 (0) | 2006.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