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일요일 아침이 흔들린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06. 8. 7. 11:27

 

 

일요일 아침이 흔들린다

 

 

방우달(시인)

 

 

머리가 온통 하얀 할머니

뛰어봐도 빠른 걸음 속도인데

지하철 분당선 모란역에서

8호선 갈아타는 곳으로

말라붙은 젖 흔드시며

뛰어가시네

보따리 하나 옆구리에 끼고서

 

저 세월에도

뛰어가야 할 곳이 있을까

닿는 곳은 결국 어디인가

저 세월에도

빨리 만나야 할 사람 누구인가

 

지하철 8호선 열차에

저만치 하얀 세월 앉아계시다

일요일 아침이 마구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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