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이 흔들린다
방우달(시인)
머리가 온통 하얀 할머니
뛰어봐도 빠른 걸음 속도인데
지하철 분당선 모란역에서
8호선 갈아타는 곳으로
말라붙은 젖 흔드시며
뛰어가시네
보따리 하나 옆구리에 끼고서
저 세월에도
뛰어가야 할 곳이 있을까
닿는 곳은 결국 어디인가
저 세월에도
빨리 만나야 할 사람 누구인가
지하철 8호선 열차에
저만치 하얀 세월 앉아계시다
일요일 아침이 마구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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