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55세. 3 -소나기

野塔 방우달 시인 2006. 8. 27. 00:24

 

 

55세. 3

      -소나기

 

 

방우달(시인)

 

 

산행중에 소나기를 만났다

과감히 맞아들일 나이다

젖지 않으려고 할 때 비가 겁나고 무섭다

죽음이 두렵지 않으면

벼락은 멋진 예술이다

천둥번개는 아름다운 소리요 빛이다

비탈에 빗물이 불어났다

똥무데기가 황토물에 풀어진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똥을 피한다는 말이 콸콸 떠내려간다

그러나 똥은 고상하고 신성한 것이다

그 속에 생명순환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몸이 먼저 젖고 마음까지 젖었을 때

권력, 지위, 명예에 큰 벼락이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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