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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경영

얼굴경영/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의 중에서 자신의 내면을 가장 많이 노출시키는 곳이 얼굴이다 자신을 감추려면 먼저 눈을 감아버리면 반은 감출 수 있다 눈은 내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을 하지 않으면 또 반을 감출 수 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속을 알기 힘들다 눈과 입은 얼굴에 있으므로 얼굴이 그 사람의 거울이다 얼굴은 얼, 넋, 영혼의 통로이므로 영혼관리는 얼굴경영이다

앙코르 작품 2021.03.28

설경, 녹지 않는

설경, 녹지 않는/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시집 중에서 1 개 짖는 소리 들리고 거짓말같이 펑펑 소리에 멍멍 짖어대는 겨울 매운 날이 풀리며 움막에 발 묶인 상거지떼 들판으로 쏟아져나온다 맨처음 인간이 뱉은 기침소리 떠도는 맨발 끝이 끝없이 시린 하늘가에서 발을 헛디딘 눈발들이 퍼부어대는 2 눈속에 눈이 내리고 산과 들판이 온통 내 눈 속에 쌓여 눈이 흐리다 눈거풀 내리면 귓속에서 폐가 무너지는 소리 쌓인다 무더기로 무너진 폐가의 등을 짓누른다 3 새떼들이 흰 들판 위에 흙 묻은 발자국 찍는다 (더 이상은 걷지 못하겠어, 이 질퍽한 길) 길 벗어난 새 한마리 길 위에 눈을 찍는다 부리가 몹시 차다 총알을 겨누던 초병의 눈알이 힘없이 눈속에 처박히고 얼어붙은 손가락이 풀어진다

앙코르 작품 2021.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