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10

빈 깡통

빈 깡통 방우달(처세시인) 빈 깡통은 살다가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자신이 구르며 내는 요란한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래서 빈 깡통은 언제나 위선이 되고 내로남불이 된다. 남들이 하는 손가락질도 비난의 소리도 자신의 소리에 갇혀 전혀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 빈 깡통이 찬 깡통이 되는 길은 겸손과 배움, 수행의 길을 묵묵히 오랫동안 걷는 것이다. 내리막길을 굴러도 아무 소리가 나지 않거나 구르는 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릴 때 마음 공부는 힘든 오르막길을 거의 다 오른 것이다.

미발표 신작 2021.07.02

개집

개집 나는 알고 있습니다. 개집에 문짝을 달지 않는 까닭은 구속을 풀어주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제때 낯선 침입자 물라는 주인의 뜻이라는 것을, 대대로 잘 물기 위해 잠깐 그 자유를 즐기고 있다는 것도, 자신의 울타리를 굳건히 세우기 위해 주인이 자유를 묵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내 마음의 집에도 문짝을 애당초 달지 않았습니다 낯선 시(詩)를 물라는 주인의 뜻임을, - 처세시인 방우달의 《보리꽃》 중에서 - 세상 일에는 빛과 그늘, 행복과 불행, 자유와 구속 등 양면성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동시에 가지려다가는 모든 것을 잃기 쉽습니다. 모든 행위엔 겸손이 기본이고 비움, 채움이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일을 하는데도 무엇을 할 것인지 소명을 찿고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어야 만사평통입니다.

앙코르 작품 2021.02.08

이렇게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닌데

이렇게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닌데 방우달(시인) '이렇게'란 살아온 삶에 대한 성취한 정도 주관적 평가 잘못 살았다는 한탄이다 인간은 불만의 동물 꿈이 크면 실망도 크다 불만은 욕심에 비례 후회와 한탄의 소리가 높으면 삶이 불행했다는 증거 살아온 관점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도 지난 삶을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법 하지만 겸손한 사람은 늘 자신을 사랑하고 감사한다 '이렇게'라도 살아온 것을 자신에겐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삶의 긍정적 해석 평가는 자신의 몫이다.

미발표 신작 2020.12.04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나이가 든다는 것은 방우달(시인) 나이가 든다는 것은 뭔가를 더 느끼며 산다는 것이다. 발가락 하나에 작은 물집이 생겨도 매우 불편함을 느낀다. 젊었을 때는 팔이나 다리가 부러져 깁스를 해도 그런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몸만 불편해지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아프거나 언짢고 가슴이 오랫동안 시리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모든 것이 소중해지는 것이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그늘 한 마당 구름 한 점, 비 한 방울 맑은 하늘 한 평 시원한 공기 한 숨 만원 짜리 지폐 한 장 다정한 한 사람 젊었을 때는 헌신짝처럼 여겼던 것들이 황금처럼 절실해진다. 좋아하든 즐기든 소유하든 집착하든 그들을 대할 수 있는 날이 그다지 많지 않음을 뜻한다. 절실하다는 것,..

앙코르 작품 2020.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