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8

아내 간병인 일기 20(마지막회)

아내 간병인 일기 20(마지막회)/방우달(처세시인) 아내는 입원하고 그 다음날 오른쪽 어깨 수술받았다. 11일 동안 병실에서 나는 간병인 생활했다. 퇴원하고 집에서 11일 동안 아내는 날마다 재활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 사이 외래 진료도 한 번 받으며 실밥도 뽑고 새로운 운동법도 배웠다. 하루에 운동 3세트 5회를 열심히 했다. 최근엔 하루 3~40분 산책도 한다. 또 22일 동안 환자와 간병인, 가족, 이웃, 지인들 합심으로 수술 후 경과가 매우 좋다. 오른쪽 어깨라 한참 동안 많이 불편하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완전 회복은 9개월 쯤 걸린다고 한다. 그 사이 외래진료는 계속될 것이다. 회복 속도는 환자와 간병인의 의지에 달렸다. 지금까지는 서로 잘 하고 있다. 나의 정성어린 간병은 끝까지 간다. ..

아내 간병인 일기 19

아내 간병인 일기 19/방우달(처세시인) '팔미남'의 생활에서 간병인, 가정 주부의 생활로 바뀐지 21일째다. 어쩐지 무기력해진 느낌이다. 무기력은 기운없음, 의욕이나 활력이 없음이다. 그렇지 않으려고 간병인, 가정 주부의 생활에 높고 숭고한 의미와 가치, 보람을 부여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이제 간단한 반찬을 만들고 고구마를 찌고 감자도 삶을 줄 안다. 밥하기와 설겆이는 수준급이다. 특히 주부가 싫어한다는 설겆이를 할 때는 스님이 뜰을 쓸거나 텃밭을 가꾸듯이 수행이라고 생각하며 사색 명상하듯이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사랑으로 하니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무기력해질 때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간병인, 주부 생활에 다소 익숙해져서 일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이 많이 줄어들었고 아내도 차츰 호전되어가..

아내 간병인 일기 18

아내 간병인 일기 18/방우달(처세시인) 많은 사람의 기도와 성원으로 아내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약 복용과 재활운동도 날마다 성심성의껏 한다. 무엇보다 열정과 희망과 절실함을 갖고 있다. 이것 또한 축복이다. 간병 20일만에 간병비로 금일봉을 받았다. 부부 사이에 무슨 간병비냐고 했더니 전문 간병인보다 훨씬 잘 했다고 마음이 더 편안했다고 하니 행복하다. 금일봉은 더 보태어 내년 아내 칠순에 멋진 기념 선물로 바꿔 줘야겠다. 그때까지 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더 멋있는 선물을 할 것이다. 인지세가 나를 살려야 내가 산다. 요즘은 아내가 하루 중 따뜻한 시간에 불편한 몸으로 3~40분 정도 아파트 단지내 산책길을 천천히 걷는다. 오늘은 산책을 마치고 일단지 전통시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홍어회 무침을 만..

아내 간병인 일기 17

아내 간병인 일기 17/방우달(처세시인) 아내 간병 이후 처음으로 이웃 사촌과 단둘이서 저녁에 감자탕집에서 술 한 잔 하다. 간병인의 역할은 빈틈없이 다하고 나갔다. 병실 간병 11일 동안 단주했다. 퇴원 후엔 집에서 날마다 혼자 마셨다. 하루에 소주 한 병 또는 막걸리 한 병이다. 간병 19일만에 외부인과 식당에서 마시니 감회가 새롭다. 부담없는 이야기로 즐겁게 대화하다. 계산대 옆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예쁘고 청초하다. 아내도 수선화처럼 피어나길 기도하다.

아내 간병인 일기 16

아내 간병인 일기 16/방우달(처세시인) 아내 간병 18일째다. 백 이웃 부럽지 않은 한 이웃이 있다. 승용차로 입퇴원 시켜주고 그동안 네 번이나 맛있고 푸짐하게 갖가지 반찬을 보내왔다. 전화도 수시로 하면서 위로한다. 크고 오랜 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큰병에 걸려봐야 효자가 난다는 말도 옳다. 이웃도 그렇다. 유명한 수필가 평론가이신 C선생도 강남 유명 갈비탕을 4Kg 보내왔다. 큰딸도 수시로 와서 반찬 만들고 택배도 보낸다. 반찬 풍년이다. 고마운 분들께 감사하다. 18일만에 아쉬운 대로 가사일은 대충 배웠다. 아내도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래도 9개월은 재활운동을 해야한다. 여태까지 내 맘대로 살아서 아내에게 별로 한 것이 없는데 사랑으로 하는 이번 간병일이 즐겁고 행복하다.

아내 간병인 일기 15

아내 간병인 일기 15/방우달(처세시인) 간병인의 끝판왕은 대소변 받아내기, 목욕시키기, 머리감기다. 아내는 불편하지만 대소변은 스스로 해결해서 다행이다. 부부 사이라도 이것은 하기 힘들 것이다. 오른쪽 팔을 고정시키고 윗옷은 입은 상태에서 어깨와 팔에 물이 들지 않게 머리를 감고 목욕하기는 환자나 간병인 모두 힘든다. 약식으로 목욕하고 머리를 감겼다. 머리를 말리고 노란 고무줄로 묶었다. 일흔 넘어 별 일을 다해본다. 시인으로 살면서 보통 사람보다는 특별한 체험을 많이 했다고 자부했는데 이번 간병인 체험은 처음이 많았다. 앞으로 얼마나 긴 간병인 생활이 이어질지 모른다. 내 인격 성숙의 끝판왕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사랑으로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리라!

아내 간병인 일기 14

아내 간병인 일기 14/방우달(처세시인) 간병 2주만에 세탁기로 빨래하기, 청소기로 청소하기, 거실과 방 바닥 닦기는 배워서 아쉬운 대로 써먹을 수 있게 되었다. 전기밥솥에 밥하기도 어느 정도 한다. 반찬 만들기가 문제다. 밥 이외 음식 만들기도 어렵다. 라면은 잘 끓인다. 초고추장 만드는 레시피도 익혔다. 구룡포 과메기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수제비 미역국도 끓였다. 차츰 여러 가지 음식 만들기도 도전하리라. 어제는 콩나물비빔밥을 해서 먹었다. 부족한 부분은 더 배우고 가끔 외식으로 보충하고자 한다. 나는 나이 들어서 가정 주부가 된다. 남녀 교대다. 세상은 돌고 돈다는 말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