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혼詩魂

[스크랩] 시인 방우달 선생의 "풍선 플러스"를 추천하며(2)

野塔 방우달 시인 2005. 7. 9. 10:55

3. 그의 詩는 기지(奇智)


기지(奇智)란 기발한 지혜 또는 뛰어난 지혜를 말한다. 시집의 부제 속에 "삶의 지혜"
가 들어가 있듯이 그의 시집은 사람의 마음을 번쩍번쩍 울리는 종소리가 들어 있다.
이 종소리는 예배당의 종소리 보다는 멀리서 울리는 큰 절의 종소리다. 국립경주 박물

관에 잠들어 있는 에밀레종 소리다.

그 소리와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그의 '기발한 시적 상상력'이다.


지구별 하나를 한쪽 발로 받치고
강물에 물구나무 선 새를 만나리라
             ('가끔 한쪽 다리를 감춰 보라' 중에서)


위트나 기지나 해학은 항상 장소와 시간, 그리고 대상이 적정 조건을 갖추었을 때
가장 강력한 효력을 발휘한다. 그의 청각과 시각은 늘 여기에 열려 있다.


산을 타는데 사진작가처럼 보이는 사람이 일년생 풀에
붙어 있는 벌레를 찍느라 렌즈를 이리저리 맞추고 있는데,
지나던 남자 등산객이 "짝짓기 하네요!" 말하자 또 지나던
여자 등산객이 "포르노 작가시군요!"하며 웃었다. 순수와
포르노의 차이는 말 한 마디에 달려 있다!
                        ('순수와 포르노' 전문)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해지라고
경로당 옆에
어린이놀이터 두었다 
                                                        ('연륙교' 전단)


"화대花代를 받는 부부"에 이르면 그의 위트는 가히 절정에 달한다.
이것은 소개하지 않으련다. 꼭 좋은책 직접 사서 보시길 바란다.

 



4.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 그리고 삶에 대한 끊임없는 긍정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지만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에 더 안도한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으로 가기 위한 매개체다. 온라인은 관계와 자료를 찾고
만들기 위한 장소일 뿐이다. 그의 즐거움은 오프라인에서 훨씬 더 강하다.


이메일은 얼굴 없는 편지다. 연필이나 만년필로 꼭꼭 마
음을 눌러 쓴 또는 마음을 찍어 쓴 얼굴 있는 편지가 매우 그
립다. 얼굴 없는 편지를 많이 쓰고 받으면 마음이 공허해진
다. 반면에 얼굴 있는 편지는 쓰는 이나 받는 이의 마음을 아
리게 한다, 그리고 기다림의 긴장과 즐거움이 있다.
            ('얼굴 없는 편지' 전문)


그가 제시하는 삶의 지혜는 단순하다. 세상의 진리와 유리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렵지

않다. 그것들은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깨달음에서 왔음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남을 탓하기 시작하면 마음의 갈증만 더해가고 자신을
탓하기 시작하면 맑고 시원한 샘물이 솟는다 
                                ('갈증' 후단)

이 세상에서의 모든 죄는 느낌 없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그만큼 느낌이란 중요하다. 느낌이 없으면 희로애락
도 없을 것이고 선악의 구분도 하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느
낌 있음은 인생을 풍요롭고 기름지게 만든다.
                                ('느낌' 전단)

느낌을 계속 유지하려면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다.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고 좋은 일을 많이 하거나 생각하
고 시를 자주 읽으면 느낌은 샘물처럼 콸콸 쏟아 질 것이다.
느낌 없음의 인생은 불행하고 세상은 삭막하다.
                             ('느낌' 후단)

그러나 그가 제시하는 수단은 우리 동양화의 겨울 풍경처럼 정겹고
단순하고, 먹이 묻지 않은 한지로 표현되는 하얀 눈처럼 깨끗하다.

삶이 힘들 때 가끔 한쪽 다리를 감추고
그 새처럼
내 운명의 우주를 흔들어 보라
삶이 가벼워진다, 가만히 우주가 들린다
        ('가끔 한쪽 다리를 감춰 보라' 중에서)


삶이 아름답고 그리울 때까지
말없이 살란다.
사치스런 여행은 생각도 말란다
                             ('돌아올 수 없는 여행' 후단)


너의 삶
나의 삶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사는 삶과
마음의 무늬가 있을 뿐이다
                                            ('나음의 무늬' 전문)


삶의 이치는 사람이 즐기는 것들의 이치와 비슷하다.

야구, 마라톤, 바둑, 장기, 고스톱, 경마... 등에서
삶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삶의 이치' 전문)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할 때 '나는 왜 사는가?'에서 찾으
려면 평생 답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

바꾸어서 '나는 왜 죽지 못하는가?에서 의미를 찾으면
금방 찾아진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죽지 못하는 이유가 사는 이유 아니겠는가!
                   ('왜 죽지 못하는가?' 전문)


죽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사는 이유 아니겠는가! 
자! 책방으로 달려가서 그의 지혜에 눈과 귀를 기울여 보시라.
절대로 아깝지 않으리라 믿는다.
꼭 한 권씩 사서 그가 퍼서 돌려 부어주는 샘물을 퍼마셔 보시라.

 

(2부 종결)


(주) 전편과 마찬가지로 도서출판 여름과 시인님의 허락없이 임의로 시를 쪼개서 또는

      전문으로 싣게 된 깊은 양해를 바랍니다. 자주 블로그에 들어가서 저도 샘물을

      퍼마시겠습니다. 제 글을 쓰기 위하여 취사 선택된 내용들이 시의 전체 골격에

      상처를 주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가져온 곳: [야단법석 법률상식]  글쓴이: 화언화우 바로 가기
 
깊이 감사드리고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