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첫 작품 다시 발견/방우달(처세시인)
2025년 추석 연휴는 7일이다.
2025.10.03.금~10.09.목요일 까지다.
서울에서 퇴직 후 춘천으로 이사 온 지 14년째다.
7일 동안 나는 집안에 필요 없는 물건들을 폐기하고자 한다.
56평형 아파트에서도 공간이 좁다.
책과 각종 자료들이 주 대상이다.
정리 폐기 기준은
책은 살아 있는 동안 읽을 가능성이 없는 것들이다.
메모지 노트 스크랩 자료들은 앞으로 참고하지 못할 것들이다.
문방용구 원고지 공책 백지 등은 사용 가능성 여부다.
하나 하나 정리하다가 매우 소중한 자료를 하나 발견했다.
1976년 10월 30일(토) 자 대구 매일신문 '독자의 광장'에 실린 나의 시 '뀌뚜라미'다.
1994년에 시로 등단했으니 그로부터 18년 전이고
지금부터는 무려 50년 전 일이다.
뀌뚜라미 - 방우달
1.
머언 어제.
ㅡ 가을 밤 네 울음 소리
다시 듣는다.
너와 또 다른 너가
앞마당에서
안방에 갇힌 어린
나를 울고 있었다.
2.
초가 지붕 아래
달빛 흰 가을 밤을 울더니
따라와
고층 빌딩 위에서
대낮에
내 영혼을 울고 있구나.
3.
너 나를 쫓고
나 너를 쫓는 우리는
너는 너일 수 밖에
나는 나일 수 밖에.
빈 가슴으로
가을 소리
귀 익어간다.
(대구시 중구 시장북로 22 - 16)
* 현재는 '귀뚜라미'가 표준말이지만 1976년도에는 '뀌뚜라미'가 표준말이었다. 짜장면, 자장면처럼.
지금 읽어 봐도 그 느낌이 새롭다.
1976년 6월 30일
공군에서 사병으로 36개월 복무하고 제대했다.
대학에 실패하고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한
청년의 외로움과 긍정적인 절망이다.
이 신문 기사가 대구에서 서울 여러 곳,
분당 신도시, 춘천에서 14년째 나를 따라 왔다.
하마터면 50년 세월을 영영 잃어버릴 뻔했다.
그래서 내가 보관하고 있는 이 자료들을
마구 함부로 버릴 수 없다.
7일 동안 꼼꼼하게 챙겨서 정리하리라.
하지만 '방우달 문학관' 전시 자료는 일부 버리기로 했다.
이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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