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애막골 새벽 산책 단상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8. 9. 01:06
애막골 새벽 산책 단상/방우달(처세시인)
 
20일만에 새벽 5시 애막골 산책에 나서다.
슈퍼 문이라던 보름달이 일주일 지나니 반쪽이다.
한 달 일생의 허무와 무상을 보여준다.
 
기후 변화 탓인가 올해 매미는
매섭게 운다.
7년 고행 끝에 보름 동안
극락 천국에서 울거나 노래한다.
어느 생인들 짧고 소중하고 절박하지 않으랴.
산책 두 시간 반 동안 황홀하게
내 귀는 완전 씻겼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멀리 높이 난다.
벌레도 많이 잡고 비행도 예술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먼저 총 맞아 죽는다고
생각하는 새는 날기도 전에 굶어 죽는다.
조금 일찍 죽으나 늦게 죽으나
짧은 일생은 그게 그거다.
 
대가들은 대부분 SNS에 와서 놀지 않는다.
자신을 자랑하거나 가볍게 위로 받으려 하지 않는다.
말 장난하며 놀 시간이 없다.
읽고 생각하고 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개구리와 올챙이는 노는 물이 다르다.
나는 개구리인가 올챙이인가?
 
아침 운동은 천태만상이다.
일찍 오는 사람, 늦게 오는 사람, 맨발로 걷는 사람,
뛰는 사람, 맨손 운동, 체육 시설 이용자, 나무에 등치기 등등이다.
나는 천천히 걸으며 사색과 명상을 즐긴다.
오늘도 150분에 10,500보 걸었다.
입추라서 그런지 바람에서 가을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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