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진짜 노인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5. 3. 22:50
진짜 노인/방우달(처세시인)
 
 
이제 진짜 노인이 되었다.
만 65세 이상 법정노인을 지나서
만 71세 신체적으로 완전 노인이 된 것이다.
 
지난 일주일 사이 어금니 두 개를 잇따라 뽑고
한 달 지나 또 네 개의 이를 뽑아야 한다고
치과의사도 걱정스레 말했다.
 
돌아보니 지난 2년 동안 욕심이 많았다.
책을 20여권 출간하고, 지난 해는 열달 동안
주 5회 컴퓨터 스마트폰 교육을 받았다.
조정래 김훈 작가도 대작 집필 중 이가 무너졌단다.
 
내 책도 곧 명작이 되려나!
좋은 욕심도 지나치면 몸도 마음도 무너진다.
권력 재산 명예 인기가 아닌데도 과욕은 안된다.
욕심엔 선악이 없는가 보다.
운동도 그렇다.
 
오늘부터 모든 것을 쉬엄쉬엄 하리라.
다시 더 내려놓고 더 비우리라.
산책도 동네 놀이터, 소공원,
아파트 단지 둘레길을 걷기로 한다.
숨은 헐떡거리지 않는데 노인처럼 걷는 연습을 한다.
 
그런데 아, 아깝다.
봄날 꽃들은 저렇게까지 예쁘게 피었는데
나는 아직 지팡이는 짚지 않았는데
등뼈 같은 맷돌인 어금니부터 무너져 내린다.
 
인생 참, 진짜 노인 진짜 잠깐이다.
 
 
 
 

'희희낙락喜喜樂樂'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틀딱 너머 임플란트 효과  (3) 2023.05.09
캬, 맛있겠다  (6) 2023.05.08
쥐를 잡아다오  (4) 2023.05.01
어금니 발치  (2) 2023.05.01
야탑 시문학회 자정 만남의 날 안내  (2) 202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