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극히 정상

野塔 방우달 시인 2022. 9. 19. 21:11

극히 정상/방우달(처세시인)

 

요즘 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나." 인데

 

어느 가을 토요일 오후 2시

남자 중학생 둘이 나를 앞질러 걸으면서

"오전에 뭘 했는지, 기억이 안나."

"나도 그래." 둘이서 맞장구 친다

 

울어야 될 지 웃어야 될 지 모르겠는데

중학생들의 대화를 듣고 보니

일흔 넘은 나의 두뇌는 극히 정상이구나

 

그날 하루 산책길은 겨우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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