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방끈(원제 : 뜻이 있는 곳에) **방우달(처세시인)
ㅡ 방우달의 <<풍선 플러스>> 중에서
그는 가방끈이 짧다.
빈곤이 목을 졸라매고 남은 끈으로
그는 가방을 매었다.
그것도 영영 매지 못할 뻔했다.
짧은 가방끈을 붙들고 있을 동안
그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조선팔도를 유람하며 근무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그랬듯이
밥벌이도 하며 시를 쓰는 공무원이고 싶었다.
가방끈도 짧은데
그는 공무원이 되었고
늦깎이로 시인도 되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음을 그는 보았다.
짧은 가방 끈 사이로
땀방울이 남보다 많이 흘렀다.
영영 짧을 뻔한 가방끈도 그는 길게 늘렸다.
화려하지도 않고 서투르지만
길 위에 뜻 하나 꿋꿋이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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