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에서 퍼온글 ㅡ 페친 정상기(웰다잉 강사) 선생님의 글입니다.
시를 읽으시는 깊이에 감탄할 뿐입니다! **
'줄탁동시(啐啄同時)'
- 방우달
나뭇잎 하나
지구를 등에 올려놓고
굴리고 있다
바람이
그걸
거들고 지나간다
잎들이 떠난
나무 한 그루
그걸 굽어보고 섰다
*사물을 뒤집어 보는 깊은 눈길은 새 의미를 길어 올린다. 뒹구는 낙엽에게서 줄탁동시를 긷다니! 시인은 천근만근 지구를 짊어진 낙엽에게서 바람의 손길을 힘 입어 떼르르 구르는 지혜를 읽는다.
질식 속에서 두 번째 연말을 맞는다. 어찌해 볼 도리도 없는 코로나 쓰나미 속을 떼밀려 살았다. 마스크와 거리지키기와 백신에도 불구하고 쓰나미는 더 험악하게 공격을 계속한다. 그 끝은 어딜까? 갈급함[줄啐]을 도울 손길[탁啄]이 진정 있기나 한 것일까?
만인 낙엽이 만인 바람이 되는 날에야 이 비극이 끝나지 않을까 싶다. 나무는 그걸 애타게 기다리고.
*詩 출처 : 시인의 시선집, 『행복 방정식, 詩로 풀다』(2021, 한국문학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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