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모순, 그 아름다운 착각'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11. 17. 22:42

'모순, 그 아름다운 착각'

 
흔히 ‘마음을 비운다’거나
‘마음을 내려놓는다’고 말한다.
이는 많이 가진 자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써야 하는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 가진 것이 없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이 이 말을 많이 한다.
사실 그들은 비울 것도
내려놓을 것도 별로 없다.
결국 더 가지고 싶은 것,
더 오르고 싶은 지위를 포기한다는 선언이다.
그렇지 않으면
홧병이 나서 죽을 것 같기 때문이다.

비울 것이 있는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거의 마음을 비우지 않고
내려놓지 않고 잘 살고 있다.
보통 사람들도 아름다운 착각 속에서
그런대로 잘 살고 있다.

- 방우달의 《희희낙락》 중에서 -

중요한 것이나 일엔
대부분 모순을 품고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도 그렇습니다. 모순의
뜻인 창과 방패도 그렇습니다. 모든 창을
막는 방패도 없고 모든 방패를 뚫는 창도 없습니다.
칡과 등나무 줄기처럼 갈등을 겪으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입니다. 모순처럼 보이는
삶을 지혜롭게 잘 이해하고 잘 풀며
살아야하는 것이 인간사입니다.
마음을 비우거나 내려놓거나
모두 내 마음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