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시를 쓰는 보람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8. 20. 02:54

시를 쓰는 보람/방우달(처세시인)

 

돈이 되나 밥이 되나. 30년 가까이 22권의 책을 자비로 출간했다. 시집이 팔리지 않는데도 계속 시를 쓰고 시집 출간을 반복한다. 이유를 찾는다면 졸작들을 좋아해 주고 아껴주며 열렬히 읽어주는 독자들 때문이다. 어리석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1. 페이스북 친구가 최근에 출간한 졸저 전자책 <<행복 방정식, 시로 풀다>>를 사서 읽고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저는 처음에 시인님의 시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늘 그렇지만요. 우리들이 항상 보는 주위의 소재들을 가지고 우리들이 미쳐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시로 표현하시고 또 그 안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가 감동적이며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시인님의 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여러 가지 콩이나 곡식들을 맷돌에 넣어서 아주 부드럽고 보기 좋게 갈아서 나오는 고운 가루와 같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네요~~^^.

인생의 연륜과 품격이 시안에 고스란히 풍겨져 나오는 그런 고귀하고 아름다운 시예요.

그대는 저의 인생의 멘토이십니다~~^^.

 

2. <<보리꽃>>은 왜 눈물이 날까 

 

네이버 블로그 <수채화>는 SeO님이 운영자다. 그 분은 2021. 6. 28.1:45에 "추억의 백백"이란 글을 올렸다.

"추억의 백백"은 자신을 알기 위해 자신에게 100가지 질문을 하고 자신이 직접 100가지 대답을 하는 형식의 글이다.

그 중에 57번에 이런 질문과 대답이 있다.

 

" 57. 꼭 읽어봐라 싶은 책?

ㅡ 어렸을 때 읽었던 중에/ 꽃들에게 희망을 이란 책이 있었는데/ 난 이 책 내용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 여러번 읽었어서 그런가,,?/ 아무튼 너무 좋았던 책,,//

요즘엔 자극적인 걸 많이 읽어서/ 딱히 추천하고 싶은 건 없어/ 근데 내 최애 시집중에/ 방우달 작가의 보리꽃이란 시집이 있는데/난 읽고 읽어도 약간 눈물나는,, 그런 시집인데/너무 좋아해,,/아무튼 추천! 파는진 모르지만,,//"

 

<<보리꽃>>은 방우달 시인의 첫시집이다. 1994년 '문학세계사'에서 발행했고 현재 절판이다. 돈 주고 살 수도 없는 시집이다.

 

이 세상의 어느 한 사람에게 내 시집이 '최애 시집'(가장 사랑하는 시집)으로 간직된다는 것은 정말 영광이다. 시를 쓰는 보람이다. 내가 시를 써서 아직은 돈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집을 내느라 돈이 든다.

어느 독지가의 도움이 있으면 21권의 저서 중 재판하고픈 시집 중의 한 권이다. 읽으면 슬프지만, 눈물이 나지만 자꾸 읽고 싶은 시집, 안 읽은 사람은 있지만 단 한 번 읽은 사람은 없는 추억의 시집이 되었다. 뜻있는 분, 도움의 손길을 기다린다.

 

* <수채화> 운영자 SeO 님은 블로그에 가보면 지금 대학생 같은데... 그렇다면 태어나기 전에 나온 시집인데 어떻게 읽게 되었을까?

 

3. 27년 전 나의 첫시집 <<보리꽃>>을  구매한 독자

 

내가 운영하는 <방우달의 시문학 & 인문학> 밴드 회원 중 한 사람이 최근에 인터넷 중고서점(아니면 쇼핑몰)에서 나의 첫시집인 <<보리꽃>>를 구매하고 "시집 하나가 도착했어요. 속표지의 사진. 누구신가요? 젊음이란 시간. 낯선 느낌.^^"라는 글과 함께 표지 얼굴 사진을 올렸다.  

시 공부를 하려고 1994년도에 출간된 첫시집을 어렵게 어렵게 구했다고 한다.

 

30년 가까이 수많은 독자들이 내 곁을 떠나가면서 좋은 말들을 많이 남겼지만 최근 사례를 3가지 들었다.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내 곁을 지키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이런 독자들이 있는 한 나는 계속 시를 쓰고 시집을 출간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시를 쓰는 보람이고 원동력임을 안다. 그 분들께 고맙고 미안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