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나는 헛살아서 오늘도 혼술한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3. 14. 00:32

나는 헛살아서 오늘도 혼술한다

 

방우달(처세시인)

 

내 주위에 서너 명의 술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도 취미도 상관 없고 성별도 관계 없고

소주 1일 1병 주 3회 자랑스런 주량에

술값은 나누어낼 정도 재력이 되면 좋고 

(나는 가난한 시인이라 매번 낼 수는 없으니까)

술좌석에서 남들 험담하지 않고 세상사 절대 탓하지 않고

값싼 자기 신세타령하지 않고 가정사 말하지 않고

정치 종교 끝도 없는 소리하지 않고

군대 얘기 왕년의 잘 나갔던 얘기하지 않고

그저 술 사랑 사람사는 세상 이야기나 하고

천진난만한 얼굴에 묻은 언행으로 좌중을 웃게 만들고

헤어질 때마다 아쉬운 듯 눈물 글썽이는

아무런 조건도 없는 만남에서 행복해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 술 친구 서넛만 있었으면 참 좋겠다.

나는 헛살아서 오늘도 객지에서 혼술한다.

'미발표 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사와 악마  (0) 2021.03.20
눈길  (0) 2021.03.14
그대 앞에서  (0) 2021.03.01
  (0) 2021.02.23
역주행  (0) 202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