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지음 <<그늘에서도 그을린다>> 중에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지 않는다
나비가 꽃을 사랑하되
소유하지 않듯이
꽃은 본래 임자가 없다
보고 가는 이도
꺾어 가는 이도 임자가 아니다
꽃의 임자는 나비가 아니다
나비도 본래 임자가 없다
쳐다 본 꽃이
앉았던 꽃이 임자는 아니다
나비의 임자는 꽃이 아니다
사랑은 얽매이지 않는다
묶어 놓은 사랑은 이 세상에 없다
꽃이 나비를 사랑하고
나비가 꽃을 사랑하듯이
사랑하는 이들은 서로 소유하지 않는다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어느 땐가는 놓아주고 풀어주고
어느 땐가는 조건 없이 떠나간다
나비처럼 떠나갈 줄 아는 것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