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벽화
방우달(처세시인)
매서운 겨울에
담쟁이가 따뜻한 벽화를 탈고했다
회색 벽에다 봄부터
연한 물감을 풀어 밑그림 세우고
여름 내내 한 색깔로 짙게 칠하다가
가을엔 갖가지 색을 섞어
단순하고 정갈한 삶에 단풍물 들였다
드디어 겨울,
완전히 벗고 속살을 내밀었다
비 바람 새 울음 구름 천둥
번개 햇빛 달빛 별빛 조각들
천년 이어온 혼의 숨결 보이고 들린다
오감각 다 담은 완성의 침묵
아직 살아 있다
인고의 벽을 삶의 터전으로 꼭 잡고.
'미발표 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은 늘 현재에 머물게 하라 (0) | 2021.01.24 |
---|---|
한방에 훅 날리는 힘 (0) | 2021.01.24 |
발길 (0) | 2021.01.23 |
오늘과 여기의 이중성 (0) | 2021.01.20 |
협업의 꽃 (0) | 2021.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