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겨울 벽화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1. 23. 23:44

겨울 벽화

 

방우달(처세시인)

 

매서운 겨울에

담쟁이가 따뜻한 벽화를 탈고했다

회색 벽에다 봄부터

연한 물감을 풀어 밑그림 세우고

여름 내내 한 색깔로 짙게 칠하다가

가을엔 갖가지 색을 섞어

단순하고 정갈한 삶에 단풍물 들였다 

드디어 겨울,

완전히 벗고 속살을 내밀었다

비 바람 새 울음 구름 천둥

번개 햇빛 달빛 별빛 조각들

천년 이어온 혼의 숨결 보이고 들린다

오감각 다 담은 완성의 침묵

아직 살아 있다

인고의 벽을 삶의 터전으로 꼭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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