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천국엔 정치인 법조인 의사가 필요 없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2. 30. 01:53

천국엔 정치인 법조인 의사가 필요 없다

 

방우달(처세시인)

 

오래 전부터 저잣거리에 떠도는 수상한 소문이 하나 있습니다.

풍자와 해학이 깃든 의미 깊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본래 천국과 지옥은 백지장 한 장 차이이며 처음부터 그 경계엔

백지장으로 울타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수천 년 동안은 별문제 없이

공동경비구역이 잘 운영되었다지요. 왜냐하면 지옥에 갇힌 사람들도

그 당시엔 순수해서 지은 죄값을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했으므로

천국을 넘보지 않았고, 천국에 사는 사람들도 천국 생활이 만족스러우니까

지옥으로 넘어갈 까닭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래 살다보니 천국 사람들도 일부는 지루하고 희로애락이 깃든

사람답게 살던 옛날 삶이 그리워 지옥으로 넘어가고, 지옥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지옥을 탈출하여 천국으로 몰래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천국과 지옥

사이 울타리에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결국 천국 경비대장과 지옥 경비대장이 만나 대책을 협의하고 그 울타리 구멍을

막기로 합의 했습니다.  문제는 어느 쪽이 경비를 부담할 것인가 였습니다. 격론 끝에

합의가 돼지 않아 '법대로' 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천국 경비대장은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천국에는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도 없고 검사 변호사 판사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지옥 경비대장은

희희낙락이었습니다.

"그래? 법대로 해봐. 국회의원 검사 변호사 판사 다 여기 있는데 겁날 것 없지!"

 

우리 나라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직업 중 하나인데 왜 지옥에 가 있을까요?

아이러니 하잖아요? 누구나 꿈꾸는 직업인데? 불교에서 말하는 삼독 즉

탐진치 때문이 아닐까요? 탐진치는 욕심 성냄 어리석음입니다.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으며 줄이거나 버리기 어려운 세 가지입니다.

 

천국엔 정치인 법조인 의사가 필요 없습니다. 다툴 일도 없고 아프지도 않으니까요.

과욕과 집착이 필요하지도 않으니까요. 또 천국에서는 영업이 안되니까 있을 리가 없지요.

 

우리 나라에서는 정치인 법조인 의사는 대부분 많이 배웠고 높은 지위에 속하며 많이 가진

사람입니다. 먹고 살 만한 사람들이므로 진실로 보통 사람들 보다는 더 솔선수범하고

정의 공정 평등을 지켜야겠습니다. 내로남불 행위 저지르지 말고 핑계 변명을 멀리하고

지나친 욕심과 집착에서 벗어나 자리이타적인 삶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부터는 정치인 법조인 의사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천국에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천국에 사는 정치인 법조인 의사 재벌이 과욕과 집착 때문에 다시 지옥으로 넘어가지 않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유독 정치인 법조인 재벌만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습니다.

 

천국과 지옥에 사는 사람은 사실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인간이란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나타낼 뿐입니다. 이 지상을 천국 같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새 사람으로 태어나서 바르게 살도록 나부터 마음을

다잡고 많이 다듬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