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방우달(시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으려고
집을 떠나던 어느 봄날
대문 밖 담장 아래 핀 제비꽃 한 송이 만났습니다
언제 피었니?
외롭진 않았어?
인삿말을 던지며
주변 잡초들을 뽑아주고 물을 주려다가
그들과 함께 한 제비꽃의 추억을 지켜주고 싶어
모두에게 물만 한 바가지 주었습니다
오늘은 너희들 만남이 나의 소확행이야
생각을 바꾸니 오래 서성이던 외로움은 달아나고
나의 마음은 대문 안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했습니다
참 좋은 봄날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소확행은 꼼짝없이 집안에 갇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