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하긴 그래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3. 26. 02:53


하긴 그래


                           방우달(시인)



노인 두 분이 낡은 지팡이 짚고

느릿느릿 애막골 산책길 내려오신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한 노인이 딸 자랑을 신나게 한다

다른 한 노인이 묻는다

뭐 하는데?

복권 장사하는데 제법 돈벌이가 되나봐

돈 벌면 뭣해? 부모 살아 있을 때 효도해야지

나는 돈 필요 없어

자식들이 잘 살면 되지

걱정 안 끼쳐도 효자야

하긴 그래!

두 노인의 결론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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