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멍한 눈이 아름답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11. 29. 23:14

멍한 눈이 아름답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에만
풍경이 비춰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 생각없이
풍경을 바라볼 때

풍경이 고인다
멍한 눈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눈에는
지나간 풍경도 겹쳐진다

태어나지도 않은 풍경이
달려오기도 한다


- 방우달 의 《쬐끔만 더 우아하게》 중에서 -

세상에는 멍한 눈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의 눈은 내가 만들고
내가 주인일 때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멍한 눈에 의미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잘 고이고
과거, 현재, 미래의 풍경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습니다.
'멍 때리기'는 멍한 눈에서 오고
멍한 눈은 멈춤이고 쉼이며 고요한 마음에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