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이만유 시인 초청 강사를 모시고 '詩 이야기 Ⅱ'란 주제로 강의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11. 28. 03:54

한국문인협회문경지부(회장 조향순), 제11회(제20차) '2017 문경문학아카데미’ 개최
지난 11일 오전 11시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어학강의실에서 이만유 시인 초청 강사를 모시고 '詩 이야기 Ⅱ'란 주제로 강의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7년 11월 13일(월)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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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한국문인협회문경지부(회장 조향순)는 지난 11일 오전 11시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어학강의실에서 이만유 시인을 초청 강사로 모시고, ‘詩 이야기 Ⅱ’란 주제로 제11회(제20차) '2017 문경문학아카데미’를 개최하였다.

‘문학으로 감성을 충전하는 날’로 개최되는 ‘2017 문경문학아카데미’는 지난 1월 14일 제1회를 시작으로 이번 12월 9일까지 총 12회 실시된다.

다음은 강의 내용이다.

문학 아카데미/ 2017. 11. 11

詩 이야기 Ⅱ
- 이만유 -

☆ 序頭閑談
○ 오늘(11월 11일)은 무슨 날?
- 빼빼로데이 : 길쭉한 과자 '빼빼로'처럼 날씬해지라는 의미에서 친구끼리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던 것이 회사 마케팅 활동이 가세하면서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된 것
- 농민의 날 : 흙 ′土′자가 겹친 ′土月土日′이기 때문에/ 지난 1996년에 지정 ⇒ 가래떡 데이로 하자

- 시인의 날은?
11월 1일입니다.
육당 최남선 선생이 우리나라 최초의 新詩 ′해(海)에게서 소년에게′를 지난 1908년 ′소년′지에 처음 발표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지난 1986년에 지정하였다. (ㅎ 이날 시인들의 가슴에 꽃 하나 달아주면...)
☆ 이야기 1.
○ 당신도 시인이 될 수 있다. / 김은자 시인의 칼럼 중에서

시작법 중 '척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그리운 척하지 마라, 외로운 척하지 마라, 나만 아름다운 것을 다 본 척하지 마라, 슬픔을 혼자 짊어진 척하지 마라, 아픈 척하지 마라, 유식한 척하지 마라 등등 감정을 쏟아 내지 말고 감정을 묘사하라.

안도현 시인은 그의 시작법에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감정을 드러내고 쏟아 붓는 일은 시작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일
감정의 엄살과 허영으로 쓴 시는 시의 품위를 깎아내린다.
시의 품위는 감정을 걸러내는데서 좌우한다. 감정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시는 시가 아니라고 했다.

삶도 그럴 것이다.
감정을 거르지 않고 마음대로 질러 버리는 자는 소통도 관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척하는 시가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체하는 사람은 웃음거리가 되기가 십상이다. 척하는 시가 느끼한 것처럼, 체하는 삶은 익지 않은 감처럼 떫어 누구도 찾지 않는다.

☆ 이야기 2.
○ 시인의 삶과 詩 그리고 평가
- 미당 문학상 논란에 즈음하여 -

- 미당문학상 보도내용 요약
․ 미당문학상은 미당 서정주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
․ 제정 초기부터 친일 행적과 독재 찬양 때문에 많은 논란을 낳았다.
․ 제17회 수상자로 박상순 시인을 선정
․ 올 7월에는 송경동 시인이 미당문학상 후보 거부

“친일 부역, 5.18 광주학살과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를 쓰고 그 군부정권에 부역했던 이를 도리어 기리는 상 자체가 부적절하고 그 말미에라도 내 이름을 넣을 수는 없다.”라고 했다.
․ 심사평과 수상자 박상순 시인의 인터뷰에서 미당문학상 논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마쓰이 오장 송가/ 서정주 (매일신보 1944. 12. 9.)

아아 레이테만은 어데런가.
언덕도
산도
뵈이지 않는
구름만이 둥둥둥 떠서 다니는
몇 천 길의 바다런가.

아아 레이테만은
여기서 몇 만 리련가…….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 소리…….
우리의 젊은 아우와 아들들이
그 속에서 잠자는 아득한 파도소리…….

얼굴에 붉은 홍조를 띄우고
“갔다가 오겠습니다”
웃으며 가더니
새와 같은 비행기가 날아서 가더니
아우야 너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씨(印氏)의 둘째 아들 스물 한 살 먹은 사내.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가미가제 특별 공격 대원.
귀국 대원.

귀국 대원의 푸른 영혼은
살아서 벌써 우리게로 왔느니.
우리 숨쉬는 이 나라의 하늘 위에
조용히 조용히 돌아왔느니.

우리의 동포들이 밤과 낮으로
정성껏 만들어 보낸 비행기 한 채에
그대, 몸을 실어 날았다간 내리는 곳.
소리 있어 벌이는 고운 꽃처럼

오히려 기쁜 몸짓하며 내리는 곳.
쪼각쪼각 부서지는 산더미 같은 미국 군함!

수백 척의 비행기와
대포와 폭발탄과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 같은 병정을 싣고
우리의 땅과 목숨을 뺏으러 온
원수 영미의 항공모함을
그대
몸뚱이로 내려쳐서 깨었는가?
깨뜨리며 깨뜨리며 자네도 깨졌는가-

장하도다
우리의 육군 항공 오장(伍長) 마쓰이 히데오여!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의 산천이여!
한결 더 짙푸르른 우리의 하늘이여!

아아 레이테만이 어데런가.
몇 천 길의 바다런가.

귀 기울이면
여기서도, 역력히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소리……
레이테만의 파도소리……

* 그 유명한 ‘마쓰이 오장 송가’다.
송가는 곧 찬가 아닌가. 즉 그는 태평양전쟁 당시 가미카제와 그 피해자인 조선인을 대놓고 미화하고 있다. 친일을 넘어서 반인권 범죄를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김상천 문예비평가 평론 중에서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

처음으로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이여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새맑은 나라의 새로운 햇빛처럼
님은 온갖 불의와 혼란의 어둠을 씻고
참된 자유와 평화의 번영을 마련하셨나니
잘 사는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물가부터 바로 잡으시어
1986년을 흑자원년으로 만드셨나니
안으로는 한결 더 국방을 튼튼히 하시고
밖으로는 외교와 교역의 순치를 온 세계에 넓히어
이 나라의 국위를 모든 나라에 드날리셨나니
이 나라 젊은이들의 체력을 길러서는
86아세안 게임을 열어 일본도 이기게 하고
또 88서울올림픽을 향해 늘 꾸준히 달리게 하시고
우리 좋은 문화능력은 옛것이건 새것이건
이 나라와 세계에 떨치게 하시어
이 겨레와 인류의 박수를 받고 있나니
이렇게 두루두루 나타나는 힘이여
이 힘으로 남북대결에서 우리는 주도권을 가지고
자유 민주 통일의 앞날을 믿게 되었고
1986년 가을 남북을 두루 살리기 위한
평화의 댐 건설을 발의하시어서는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 육천만 동포의 지지를 받고 있나니
이 나라가 통일하여 홍기할 발판을 이루시고
쉬임없이 진취하여 세계에 웅비하는
이 민족기상의 모범이 되신 분이여!
이 겨레의 모든 선현들의 찬양과
시간과 공간의 영원한 찬양과
하늘의 찬양이 두루 님께로 오시나이다

* 보라, 헤시오도스의 제우스신 찬가, [신통기]와 너무 닮았지 않은가.
정말 놀랍고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니 나는 사실 솟아 나오는 격분을 참기가 쉽지 않음을 느낀다. / 김상천 문예비평가 평론 중에서

* 신통기(神統記)
고대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가 지은 서사시. 세계의 창조, 올림포스 신의 계보, 신들의 탄생과 그들의 지배권, 신들의 자손 계보 따위를 다루고 있으며, 모두 1,200행으로 되어 있다.

미당 서정주 / 임보

요즘 미당을 놓고 설왕설래 야단들이다
일제에 동조한 반민족주의자라는 둥
군부에 아부한 기회주의자라는 둥
 
그는 30대에 이미 문단의 중심에 서서
한국 시인의 대부 노릇을 하며
한평생 시단을 끌어온 기린아였다
 
모 신문사가 주관하고 있는 미당문학상을
비판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가 본데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 쓸쓸한 일이다
 
나는 미당의 제자도 아니고
미당과 친분이 있었던 사람도 아니지만
떠나간 미당이 헐리는 걸 보니 안쓰럽다
 
만해처럼 시인이며 지사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시인은 눈물이 많은 약한 족속들이어서
불의에 맞서는 곧은 투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대는 자신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가?
그대는 자신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가?
만일 그럴 수 있는 열사라면 미당에게 돌을 던지라!
 
나도 조선어를 쓰고 있으니 조선민족이고
한국 국적을 가졌으니 한국민이지만
민족과 나라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 사람들 생각(페이스북 댓글)  
- 저 세상의 미당이 이 세상 소식을 안다면 많이 불편할 것 같다!
- 미당은 미당일 뿐...!
- 때가 되면 자기 세상을 버려야 하는가 봅니다
- 초야에 묻힌 이름 없는 사람도 그렇거늘 한 나라 한 분야의 정상에 서야 할 역사적 인물의 평가는 신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서로의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육사와 만해가 천추에 빛남이 무엇 때문일까요?
-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 아는 시인을 말하라면 단연 미당을 꼽겠다. 미당만한 시인은 당대 아무도 비교할 수 없는 어른이시다. 미당 발가락 근처도 못가는 인간들이 어쩌구 저쩌구 대가인체 하는데 제발 한 쪽 귀로 흘리시기 바란다. 시가 제일신 분, 세속에 물들지 않고 온 생을 천진난만 어릴적 심성으로 시를 쓰신 분, 권위가 없으신 분, 사람 좋기가 한국 제일이신 분, 시인 중에 큰 어른 한 분을 꼽으라면 단연 미당을 꼽겠다. 그 분은 친일 친군부 모두 무죄로 볼 수 있다. 어느 열사가 결혼하여 가족이 있는데 지사로 사륙신을 택하겠는가? 미당은 온갖 잡새들이 평가할 수 없는 한국시문학사의 큰 산맥이시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시인 한 분만 대라면 당연히 미당 서정주 시인이시다!!! /하략
- 미당 선생을 배려하시는 선생님의 마음은 알겠지만, 어찌 나라와 민족을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지요.- 조국을 위해 계율까지 내려놓고 승병을 진두지휘하신 사명대사, 서산대사가가 울고 갈 일입니다.
- 단점과 결함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분은 성인일 겁니다. 단점을 지니고 있음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져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시대를 비껴 갈 수 있습니까? 그 시대에는 그 시대가 옳은 줄 알고, 요즘은 촛불시대라고 촛불 편에 서야 무사 안일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슬픈 역사입니다.
- 시는 시로서 말하자. 詩如其人이라고 한다. 시대 속에 사는 인간은 속물이 될 수 밖애... 불행한 역사 속에 사는 그 때 그 사람들로 돌아가 생각 좀 해 보자구요.
- 시인은 눈물이 많은 약한 족속들이어서 불의에 맞서는 곧은 투사를 기대하기는 이 말씀에 혼잣말로 “맞아 눈물이 많아서 그래. 맞아” 중얼중얼 했습니다 선생님. 그래도 미당은 너무한 것 같아요. ^^
- 그가 자발적으로 친일과 독재찬양을 했었는지... 좀 더 깊이 공부해보시고..그를 정확히 평가하시오.
- 나는 나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하지 못하고, 나보다 먼저 나라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미당은 자신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보다 먼저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들을 짓밟았다. 일본이 망할 줄 몰랐다고? 그럼 그 일본과 싸운 사람들은 일본이 망할 줄 알고 싸웠는가? 전두환이 구국의 영웅이라고? 그럼 그 살인마와 맞선 광주사람들은? /하략
- 좋든 싫든 역사의 부름에 거부할 수 없는 나입니다. 시를 읽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가 좋다고 그분이 행한 일들이 그 시에 묻힌다면, 그 영롱한 시어는 과연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비판을 받을 일이 있다면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 아닐까요? 서정주 시인은 시 기술자가 아니였을까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 삶과 글이 따로라면 그 글은 헛소리입니다. 문자 언어의 화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그 뜻과 느낌이 달라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 하하, 미당 비판론자들도 미당의 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나보네요. 시인의 한 생애에, 한국인의 정서에, 한국인의 입에 줄줄, 한국인의 유전자에 전해 내려오는 시가 단 한 편만 있어도... 시인으로서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당의 시는 그런 시가 수십 편... 그의 시에 대해서는 비판론자들도 동의하시는 거죠?

⇒ 각자 생각해 보기
․ 부끄러운 시, 「송정 오장 송가」
․ 뛰어난 시인이지만 훌륭한 삶은 아니다.-친일
․ 화사(花蛇), 국화 옆에서. 귀촉도(歸蜀途) 등 주옥같은 시 多
미당 서정주는 빼어난 작품을 많이 창작한 시인입니다.
그는 토속적이면서도 세련된 언어를 구사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가 지은 짧은 시 한 편을 감상해 볼까요?

동천 /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서정주 시인의 삶은 시처럼 아름답지는 않았다.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였던 시인 고은이 서정주를 평가했던 「미당 담론」이라는 글을 보면 서정주의 부끄러운 삶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습니다. 고은 시인은 스승의 등에 칼을 꽂는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서정주 시인의 부끄러운 모습을 낱낱이 파헤쳤지요.

일제강점기에 일제를 찬양하는 10여 편의 시와 소설, 비평문을 썼다.
독재자 이승만을 기리는 이승만 전기를 썼고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베트남 파병을 촉구하는 시를 발표
전두환 정권이 들어설 때 TV 출연 지지, 56세 생일에는 축하 시를 발표 등
친일 행적만 했던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한 문학 활동을 했음.
/ 국어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사전에서

․ 시와 시인은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시는 시인이 쓴 것이다. 따라서 시인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투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인식도 작품 속에 녹아 있다고 보아야 한다. 詩如其人(시여기인)
시인이라는 나는, 여러분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 이야기 3.
○ 사랑하려거든
ⓒ 문경시민신문
▲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

-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의 사랑의 서간집
청마 유치환이 시조 시인 정운(丁芸) 이영도(李永道)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
사후에 출판.

통영여자중학교 교사로 함께 근무하면서 알게 된 이영도(일찍 결혼하고 21세에 남편과 사별, 딸 하나와 함께 살고 있었음)에게 청마는 지난 1947년부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들의 플라토닉한 사랑은 청마가 기혼자였기에 한계가 있었다.

안타깝기만 했던 그들의 사랑은 청마가 지난 1967년 2월 교통사고로 사망할 때까지 편지를 계속 보냈고 이영도는 그 편지를 모두 보관해 두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전 것은 전쟁 때 불타 버리고 남은 편지 5,000여 통 중 200통을 선정, 출판하였다.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문경시민신문


* 정운 이영도(1916년∼1976년)는?
․′황진이 이래 최고 여류 시조 시인′이란 찬사 받음.
․ 애모와 회한의 절창 문학
․ 세기적인 정결한 사랑의 주인공

* 청마 유치환(1908년∼1967년)은?
․ 통영과 우체국을 떠올리게 하는 시인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며 플라토닉 러브의 진수를 실현
․ 애틋한 그리움이 동백꽃처럼 붉게 타오르는 사랑
․ 20여 년 이어진 전무후무한 연모

그리움 /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몸부림치듯 죽고 싶다던 청마의 뜨거운 마음에

탑(塔) / 이영도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섰는데

손 한 번 흔들지 못하고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 안으로 접어 도닥거리는 정운의 사랑이 된다.

이들의 사랑은 시보다 아름다웠다.
20년간 주고받았던 5천 통의 편지가 그 마음과 사랑의 징표요 기록이다.
박 시인은 '들판에 홀로 서서 배달부가 오기를 마냥 기다리거나, 5∼6시간 버스를 타고 부산에 와서 단지 수십 분만 얼굴을 마주 보고 돌아갔던 적도 있는 그런 순진한 청마였다'고 말한다./ 부산일보 기사 중 일부


사랑하려거든 / 이만유

사랑하려거든
청마처럼 하시라

한 번의 답장 받지 못해도
죽는 날까지 오직 한 사람 바라보며
20년간 5,000번도 더 편지를 쓴
이런 사랑을 하시라.
아! 이런 사랑을 하시라

시작도 끝도 쉬운 사랑
값싼 감정, 욕망이 꿈틀대는 어정쩡한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말라

사랑하는 이도
사랑받는 이도
사랑 이야기 듣는 이도
가슴 뭉클한 사랑
죽는 날까지
오직 한 사람을 향해 반짝이는
별이 되는 사랑

사랑하려거든
청마처럼 하시라

☆ 이야기 4.
○ 외설문학 (19禁 詩)

얼레지 / 김선우 (여/ 1970년생)
 
옛 애인이 한밤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자위를 해본 적 있느냐
나는 가끔 한다고 그랬습니다
누구를 생각하며 하느냐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랬습니다
벌 나비를 생각해야만 꽃이 봉오리를 열겠니
되물었지만, 그는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얼레지.......
남해 금산 잔설이 남아 있던 둔덕에
딴딴한 흙을 뚫고 여린 꽃대 피워내던
얼레지꽃 생각이 났습니다
꽃대에 깃드는 햇살의 감촉
해토머리 습기가 잔뿌리 간질이는
오랜 그리움이 내 젖망울 돋아나게 했습니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래
바람이 꽃대를 흔드는 줄 아니?
대궁 속의 격정이 바람을 만들어
봐, 두 다리가 풀잎처럼 눕잖니
쓰려뜨려 눕힐 상대 없이도
얼레지는 얼레지
참숯처럼 뜨거워집니다 

* 여성적 관점에서의 성에 대해 접근한 시이다.
누구를 생각하며 자위를 하냐는 옛 애인의 질문에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화자의 이야기는 남성과의 성교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여성 자신으로서도 오롯이 존재할 수 있는 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쓰러뜨려 눕힐 상대 없이도'라고 되짚어 언급하면서, 어떤 남성을 위해서 존재하는 여성의 성이 아니라, 여성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성에 대해서 일깨워주고 있다. / jaeromy's 카페에서

․ 얼레지 꽃말 : '바람난 여인', '질투'
․ 시인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시, 좋아하는 시, 옛 애인을 생각하는 시
․ 19금 관능적인 시다.
․ 여성의 성은 남성의 대상으로서만 의미를 갖는가? 아니다! 이것이 '얼레지'의 대답이다. 누구를 위한 성이 아니라 자기를 위한 성으로 / 김승희 시인
․ ‘촉촉하게 젖은 꽃잎’ 닮은 시인 김선우, 그의 시는 여린 듯 강렬하고 수줍은 듯 관능적이다. / 원재훈 시인의 작가 열전에서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네게 좆이 있다면
내겐 젖이 있다
그러니 과시하지 마라
유치하다면
시작은 다 너로부터 비롯함일지니
 
어쨌거나 우리 쥐면 한 손이라는 공통점
어쨌거나 우리 빨면 한 입이라는 공통점
어쨌거나 우리 썰면 한 접시라는 공통점
 
(아, 난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도려냈다고! 이 지극한 공평, 이 아찔한 안도)
 
섹스를 나눈 뒤
등을 맞대고 잠든 우리
저마다의 심장을 향해 도넛처럼,
완전 도-우-넛처럼 잔뜩 오그라들 때
거기 침대 위에 큼지막하게 던져진
 
두 짝의 가슴이,
두 쪽의 불알이,
 
어머 착해
 
* 금기와 관습을 깨뜨리는 직관의 언어 연금술 / 문광연 詩評에서
* 저는 오감으로 시를 쓰는 편, 시를 쓸 때 마음대로 단어를 써도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길 바란다. / 김민정 시인
* 이 시는 여성으로서 억압받는 무언가에 대한 폭로나 비판에 주를 두기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남녀 간의 육체관계라고 생각한다. 두 짝의 가슴과 두 짝의 불알을 이런 식으로 대치시키는 것 자체가 생소하면서도 우스운데, 이러한 우스운 비유는 의도적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우스운 것', '기괴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김민정의 시인 것 같다. / jaeromy's 카페에서
* 여러분은 이런 시 쓸 수 있나요? 쓸 수 있다면 발표할 수 있나요?
 
☆ 이야기 5.
○ 시선을 끄는 글

고도원의 아침편지

가난과 문학

나는 가난과 문학 때문에 망했고
나는 가난과 문학 때문에 성공했다.
내 인생 헛되게 살지 않은 것은
가난과 문학 때문이었다.

- 방우달의《쬐끔만 더 우아하게》중에서 -

* 대단한 역설입니다.
문학을 하는 사람에게는 '가난과 문학'은 영원한 화두입니다. 문학을 업으로 하여 일생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속세의 기준으로 보면 '망'한 인생이고 '실패'한 인생이지만 '가난과 문학'을 잡았기에 보람이 있었고, 건강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도 있었습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 시는 패배자의 기록이다./ 이장욱 시인

군밤 / 오창화

혼자 구워 먹으려고
화로에 묻은

알밤


펑펑
펑펑펑

다 들켰다.

* 강원일보 신춘문예 2015년 동시 당선작
* 배우고 싶다. 저 유머. 세대를 아우르는 대상과 상황에 대한 진지한 듯 산뜻한 유머. 재능일 수도 노력일 수도 있겠지. 나도 저런 시를 쓰고 싶다./ 어느 독자

[심사평]

아이와 어른의 감성 넘나드는 솜씨 감탄
(박두순·이화주 아동문학가)

처음 먹어 보는 열매 같은 동시를 입에 쏘옥 넣어 주는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응모작을 읽었다. 총 835편의 응모작 중 예심을 거친 100여 편의 동시를 읽으며 당선작을 가려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작품들 편편 속에는 시인의 따스한 마음들이 담겨 있었다. 7행의 짧고 귀여운 동시이지만 아이와 어른의 감성을 넘나들며 폭넓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쓰고자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재미와 유의미라는 두 가지를 놓치지 않고 있다. 또한 `군밤'은 독자가 공감각으로 동시와 만나게 하는 작품이다.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세상의 변혁을 촉구하는 시
․ 우연히 쓴 시 한 편이 시인의 인생을 바꾼다.
․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유명-작곡(다수), 안철수 인용으로 인터넷 서점 판매 1위, 초등 도덕 교과서 수록, 삼성에서 사용계약, 학교 기업체 관공서 활용(조례 시 전 직원 낭송 후 일과 시작)
․ 무기교, 기존 교과서적 시작법이 아니다.
․ 쉬운 시, 대중이 좋아하는 시, 읽히는 시

☆ 이야기 6.
○ 기타
- 나의 시 첫 독자는 나다.
내가 먼저 감동하는 詩를 써야지...

좋은 詩를 찾습니다 / 이만유

가을 낙엽처럼
뒹구는 많은 시

독감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오한이 들고 열이 나듯이

시가 들어와
영혼을 흔들며
온몸이 불덩이 되게 하는
눈물 쏙 빼는

그런 詩
어디 없나요?

독자가 좋아하는 詩 / 이만유

독자에게
인기 있는 시
감동을 주는 시
읽히는 시

시인이
유명해지는 시
잘 팔려나가는 시


공통점은
쉽고 짧다.

* “심오한 사상이나 철학이 내포된 듯 포장한 詩, 모호하여 정작 자기 자신도 뜻을 모르는 그런 시를 쓰고 문학성이 높은 시라고 우쭐하는 것은 착각이다.”라는 어느 유명한 시인의 강의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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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문경문학 아카데미 특강 입니다.-이만유| ▥ 회원 동정 ▥

문희/김재숙 | 조회 85 |추천 0 | 2016.11.13. 11:11

'앙코르 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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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의 농익은 내공, 시로 꽃 피다

문경 이만유 시인 감동의 특강
칠순의 농익은 내공, 시로 꽃 피다


문경의 이만유 시인(제7대 문경문협 회장)이 11월12일 문경시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문경문학아카데미’에서 감동의 특강을 해 박수를 받았다.

문경문협(회장 조향순)이 올해 들어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여는 이 아카데미는 그동안 7회에 걸쳐 문경의 문인들이 나서서 특강을 해 왔다.

8회째인 이날 강연에 나선 이만유 시인은 칠순의 농익은 내공으로 ‘시 이야기’라는 주제를 갖고, ‘시는 언제 쓰나? 써지나?’부터 일곱 가지 이야기를 풀어냈다.

다음은 이만유 시인의 특강 요지다.


☆ 이야기 1 - 시(詩)는 언제 쓰나? 써지나?

감동을 주는 시(詩)는 시인의 삶 속에서 절정에 다다르거나 절박함이 녹아있을 때 가능하다. 평범하고 반듯한 삶은 좋은 시(詩)를 쓰지 못한다. 그렇지 못할 때 쓴 시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 쓴 시며 어쩌면 흉내일 뿐이다. 극한적인 슬픔, 사랑 시를 쓸려면 아프고 시린 사랑을 해 봐야, 불의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이 좋은 시로 태어날 수 있는 바탕 요소다. 억지로 쥐어짜서 나온 시는 진실이 아닌 가식이고 위장이며 말장난으로는 결코 감동을 줄 수 없다.

시인 선서 / 김종해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詩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시인이 詩를 쓰고 詩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 詩이며, 거짓말 詩가 아니냐.
시인이여, 詩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시인이여, 詩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온 세상이 권력의 전횡(專橫)에 눌려 핍박 받을지라도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라.
민주와 자유가 억압당하고, 한 시대와 사회가 말문을 잃어버릴지라도
시인이여, 그대는 어둠을 거쳐서 한 시대의 새벽이 다시 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라.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 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盟友)여야 한다.

- 이별했을 때, 시가 가장 잘 써지더라./ 박준, 임경섭, 이현호(첫 시집을 낸 사람의 이야기)/ 부재, 상실, 이런 것들이 시 쓰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감정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 한하운 한센병 시인은 “하루가 지나면 발가락 한 개가 떨어져 나가는 걸 느끼며 멀고 먼 황톳길을 걸어가는” 삶이 시를 쓰게 했다.

- 고은은 시국사건으로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된 1975년 그는 “1년간 소주 1,000병을 통음했다”고 했다. 술에서 깨면 글을 썼고, 그 고료를 받아 다시 술을 마셨다. “나는 시인밖에 아무것도 될 수 없다. 이 절망이 나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 펄 벅은 미국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이다. 두 딸이 있었는데, 큰딸은 극도의 정신지체인이었다. 자서전에서 펄 벅은 큰딸이 자신을 작가로 만든 동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백치 딸은『대지』에서 왕룽의 딸로 그려져 있다).

☆ 이야기 2 - 신춘문예

- 삼류 심사위원들이 천재의 작품을 낙선시키는 것이 신춘문예다. 당선이 안 되더라도 그것은 바로 당신의 실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망하지 마시라.

- 황당한 이야기

쓰레기통에서 건진 신춘문예 당선작 박범신의 “여름의 잔해”

☆ 이야기 3 - 노벨문학상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Singer-songwriter) 밥 딜런에게로 돌아갔다. 그의 수상은 “혁명적”이라는 평가와 “의아하다”는 엇갈린 평가를 부르며 많은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스웨덴 한림원은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 하지만, 평생을 포크송 가수로 살아온 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아무리 가사 속 저항 정신을 높이 산다 해도 저서가 단 한 권, 그것도 자서전인 대중음악인에게 주는 게 맞느냐는 거다.

☆ 이야기 4 - 인공지능(AI)과 시인

-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한다. 디스토피아(dystopia)*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디스토피아 dystopia :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

-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5전 4패 1승으로 참담한 패배를 했다. 이는 이세돌이 홀로 특목고 출신 천재 1,200명과 싸우는 셈이다.

- 영국 옥스퍼드 대학은 “우리의 직업을 얼마나 컴퓨터에 내줄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총 702개 직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이 직업들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자, 예술가(그림, 작곡)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군이지만 예술은 창작이기 때문에 예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 구글의 인공지능 ‘딥드림’은 올해 추상화 29점을 그려 9만7000달러에 판매했고, 최근 일본에서 AI가 쓴 단편소설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 일본의 문학상 “제3회 닛케이 호시 신이치(星新一)상”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일본 열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심사위원들 조차 소설을 작성한 것이 AI라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해 더욱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 이야기 5 - 시, 어디로 가는가?

- 내 가슴이 뛰지 않으면 나를 보는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없기에 고통을 감내하며 최선을 다했다. 나는 무대 위에서 한 번도 가슴이 뛰지 않은 적이 없었다./ 발레리나 강수진(무용수)⇒ 우리 시인들도 그리해야 할 것이다.

- 시란 똑같은 소리 되풀이하지 말고 계속 새로운 세계를 찾아내라는 거야. 기웃거려 보니 남의 것 좋다고 흉내 내지 말고 시인의 줏대를 지키며 끝없이 떠돌라는 것이지. 항상 변하면서도 그 시인의 체통과 체취, 그 무엇에도 흔들림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자아”를 향해 항상 떠나는 시가 좋은 시 아니겠어. / 미당 서정주

- 한 때 문학상 공모에 산문시, 시의 장형화, 연 구분 없애기, 이 세 가지가 유행하였다. 20∼30행 이상의 시를 쓰면서 한 번도 연을 나누지 않고 있어 한숨을 푹푹 내쉬곤 했다. 10행 이내의 짧은 시 쓰기를 목표로 삼은 동인인 “작은 씨앗 채송화”와 신춘문예 출신 시조 동인인 “21세기 시조동인”의 활동이 시단의 주목을 끌고 있다.

- 지나치게 난해한 시와 긴 시에 대한 거부감, 시가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

- 아주 많은 시인이 시를 쓰면서 중언부언하고 횡설수설한다.

◇ 특이한 시들/ 짧은 시

묵념 5분 27초/ 황지우

제목 하나. 내용은 없다.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긴 시다. 왜냐하면, 제대로 시를 읽으려면 최소한 5분 27초는 묵념에 임해야 할 터이므로, 5분 27초는 광주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이 유혈 진압되어 모든 상황이 종료된 날인 5월 27일에 무거운 은유가 걸려있다. 시인은 그 과정에서 희생된 영혼들에 대한 묵념을 주문하고 있다. 이처럼 독특하고 기발한 시로써 시에서 제시한 것 이상을 사유토록 하는 시인이 황지우다./ 권순진

우주



[1행시]


술 술 술 / 「나의 마지막 종교」 전문

겨울바람 속 번득이는 아내의 흰 머리칼 /「작은 슬픔」 전문

하느님을 들여다보는 우주의 눈빛 / 「작은 별」 전문

끝나지 않은 이별 / 「기원후 1950년 6월 25일」 전문

[1자시]

응 /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아래 사람 있다」 전문

[SNS시]

신호등처럼/ 글배우

우리가
신호등을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곧 바뀔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
곧 바뀔 거야
좋게

SNS 작가 김동혁(28) 씨의 ‘신호등처럼’이란 글이다.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을 500만 명이 봤고, “좋아요”가 12만 개 달렸다.

[디카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이상옥 창신대 교양학부 교수는 “디카 詩는 사물의 순간 포착과 순간 소통을 지향한다”며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순간 포착하여 그 따스한 온기가 가시기 전에 카페나 블로그, 카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순간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티콘(emoticon=그림말)시/ 부호시, 기호시]

- 컴퓨터나 휴대 전화의 문자와 기호, 숫자 등을 조합하여 만든 그림 문자. 감정이나 느낌을 전달할 때 사용한다.

ㅆ/ 「허공 속 두 사람」 전문

?/ 「나에게 부치는 최초이자 최후의 편지」 전문

전화/ 김재수, 기호 언어를 통한 동시 쓰기

☎~~~
☎~~~

아무리 멀리 있어도

내 목소리가 달려간다.

금방
네 목소리도 달려온다.

소리만 들어도
얼굴이 보인다.

^*^ ?
>*< ?
=_= ?

내 얼굴도 보일까봐

^*^
ㅋ ㅋ ㅋ

☆ 이야기 6 - 나의 시 이야기

- 문학을 하게 된 동기
• 나의 시, 첫 독자는 별 하나 군 사단장이었다.
• 군 복무 시절(육군 일병-21세) 전우신문(戰友新聞)에 나의 시, “기(旗)” 게재
• 1960년대 말 당시 보통사람의 글이 신문, 잡지나 책에 활자화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 활자화한 내 글 그리고 주변의 반향에 신선한 충격과 묘한 매력에 빠졌다. 신문을 본 사단장이 중대장에게 말해 모두 알게 되었고 글 내용이 애국심과 충성심이 강하다고 사단장의 지시에 의거 중대장이 장기근무를 요구하였다. * 어설픈 시 한편 때문에 운명이 바뀔 뻔하였다.
• 학창시절부터 문학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졌었지만 이를 계기로 문학(詩)의 끈을 놓지 않았다. 때때로 자기감정에 빠져 그냥 끄적거리는 수준이었다.

청도 반시/ 이만유

씨 없는 청도 감
다른 곳에 가면 씨 생기고
다른 곳에 씨 있는 감
청도에 오면 씨가 없어진단다

지역특산
감 자랑하면서
청도 남자는
감같이 씨가 없는 것 아니라고
지레 변명, 웃는다

청도 소싸움경기장에
싸움소 튼실한 소불알을 보니
그 말 믿어도 될 것 같다

- 나는 선비 정신으로 참여시를 쓰고 싶다.

법치/ 이만유
-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고 -

제사상에
치자(字) 생선은 못 올라간다.

꽁치, 준치, 넙치, 삼치, 멸치
모두 다 제 분수 알고 내려 있는데
몰염치가 오르려 하다가
뭇매를 맞았다.

오늘
법치가 아프다.

※ “경북일보 아침시단”에 게재

어느 유명 시인의 시 스타일, 그 함정에 빠져 허둥대지 말자. 나는 스승이 없는 것이 다행이다. 왜냐하면, 누구의 영향을 받거나 누구의 시와 닮은 시가 아닌 나 특유의 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변명/ 이만유

시인을 두고
사람들은 사이코라 한다

그래 시인은
해까닥 돌아야 하고
모든 사물을 낯설게 생뚱맞게 대하고
밑에서 위에서 비틀어서 4차원 사고가 있어야
비로소 글쟁이가 된다.
명시를 남긴다.

삼류 시인은
너무 반듯해서 못 쓴다
좋은 시를...

- 어느 시인의 한편의 시가 단 한 사람에게라도 감동을 주고 그의 영혼을 흔들었다면 그 시인과 시는 위대한 것이다. (물론 다수에게 그렇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그래서 유명한 시인이 되지 못한 시인들이여, 명시를 써야 되겠다고 초조하거나 안달하지 마시라.

- 단언컨대 시인은 누구이든 이 세상의 꿈이고 희망이다. 결코, 자존을 잃지 마시라. 시가 가지는 순수성(눈물 같은-눈물은 기쁨이든 슬픔이든 가장 인간적인 순수)과 시를 통해 생겨나는 아름다운 감성이 인간성 회복과 인간 중심의 사회를 구현하여 평화롭고 자유스러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사후 “여기 --한 시인이 잠들어있다.” 라는 묘비명은 왕도 부럽지 않은 영광이고 명예다.

- 시인은 인간이어야 한다.

시가 좋아도 그 시를 쓴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진실이 결여된 비인간적인 사람의 시는 미사여구로 치장해도 생명력이 없는 시이며 허구, 위장, 기만이다.

☆ 맺는말

-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 터키의 혁명적 서정시인인 나짐 히크메트 작 <진정한 여행> 중에서


- 수석인이 1인 1생 1석을 얻기를 바라듯이 우리 시인들도 열심히 쓰다 보면 뜨거운 가슴과 영감에 의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모두가 감동하는 불후의 명시 한편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문학 아카데미/ 2017. 11. 11

 

이야기 Ⅱ

                              - 이만유 -

 

序頭閑談

○ 오늘(1111)은 무슨 날?

 - 빼빼로데이 : 길쭉한 과자 '빼빼로'처럼 날씬해지라는 의미에서 친구끼리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던 것이 회사 마케팅 활동이 가세하면서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된 것

 - 농민의 날 : 흙 ′′자가 겹친 ′土月土日′이기 때문에/ 1996년에 지정

   ⇒ 가래떡 데이로 하자

 - 시인의 날은?

    111일입니다.

    육당 최남선 선생이 우리나라 최초의 新詩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1908년 ′소년′지에 처음 발표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1986년에 지정하였다.

 (ㅎ 이날 시인들의 가슴에 꽃 하나 달아주면...)

 

☆ 이야기 1.

 ○ 당신도 시인이 될 수 있다. /김은자 시인의 칼럼 중에서

 

 시작법 중 '척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그리운 척하지 마라, 외로운 척하지 마라, 나만 아름다운 것을 다 본 척하지 마라, 슬픔을 혼자 짊어진 척하지 마라, 아픈 척하지 마라, 유식한 척하지 마라, 등등 감정을 쏟아 내지 말고 감정을 묘사하라.

 

 안도현 시인은 그의 시작법에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감정을 드러내고 쏟아붓는 일은 시작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일

감정의 엄살과 허영으로 쓴 시는 시의 품위를 깎아내린다.

시의 품위는 감정을 걸러내는 데서 좌우한다. 감정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시는 시가 아니라고 했다.

 

 삶도 그럴 것이다.

감정을 거르지 않고 마음대로 질러 버리는 자는 소통도 관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척하는 시가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체하는 사람은 웃음거리가 되기가 십상이다. 척하는 시가 느끼한 것처럼, 체하는 삶은 익지 않은 감처럼 떫어 누구도 찾지 않는다.

 

 

 

☆ 이야기 2.

 ○ 시인의 삶과 그리고 평가

      - 미당 문학상 논란에 즈음하여 -

 

- 미당문학상 보도내용 요약

․ 미당문학상은 미당 서정주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

․ 제정 초기부터 친일 행적과 독재 찬양 때문에 많은 논란을 낳았다.

․ 제17회 수상자로 박상순 시인을 선정

․ 올 7월에는 송경동 시인이 미당문학상 후보 거부

 

 친일 부역, 5.18 광주학살과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를 쓰고 그 군부정권에 부역했던 이를 도리어 기리는 상 자체가 부적절하고 그 말미에라도 내 이름을 넣을 수는 없다. 라고 했다.

․ 심사평과 수상자 박상순 시인의 인터뷰에서 미당문학상 논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마쓰이 오장 송가/ 서정주 (매일신보 1944. 12. 9.)

 

아아 레이테만은 어데런가.

언덕도

산도

뵈이지 않는

구름만이 둥둥둥 떠서 다니는

몇 천 길의 바다런가.

 

아아 레이테만은

여기서 몇 만 리련가…….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 소리…….

우리의 젊은 아우와 아들들이

그 속에서 잠자는 아득한 파도소리…….

 

얼굴에 붉은 홍조를 띄우고

“ 갔다가 오겠습니다 ”

웃으며 가더니

새와 같은 비행기가 날아서 가더니

아우야 너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씨(印氏)의 둘째 아들 스물 한 살 먹은 사내.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가미가제 특별 공격 대원.

귀국 대원.

 

귀국 대원의 푸른 영혼은

살아서 벌써 우리게로 왔느니.

우리 숨쉬는 이 나라의 하늘 위에

조용히 조용히 돌아왔느니.

 

우리의 동포들이 밤과 낮으로

정성껏 만들어 보낸 비행기 한 채에

그대, 몸을 실어 날았다간 내리는 곳.

소리 있어 벌이는 고운 꽃처럼

 

 

오히려 기쁜 몸짓하며 내리는 곳.

쪼각쪼각 부서지는 산더미 같은 미국 군함!

 

수백 척의 비행기와

대포와 폭발탄과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 같은 병정을 싣고

우리의 땅과 목숨을 뺏으러 온

원수 영미의 항공모함을

그대

몸뚱이로 내려쳐서 깨었는가?

깨뜨리며 깨뜨리며 자네도 깨졌는가-

 

장하도다

우리의 육군 항공 오장(伍長) 마쓰이 히데오여!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의 산천이여!

한결 더 짙푸르른 우리의 하늘이여!

 

아아 레이테만이 어데런가.

몇 천 길의 바다런가.

 

귀 기울이면

여기서도, 역력히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소리……

레이테만의 파도소리……                          

 

* 그 유명한 ‘마쓰이 오장 송가’다.

송가는 곧 찬가 아닌가. 즉 그는 태평양전쟁 당시 가미카제와

그 피해자인 조선인을 대놓고 미화하고 있다. 친일을 넘어서 반인권 범죄를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김상천 문예비평가 평론 중에서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

 

 처음으로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이여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새맑은 나라의 새로운 햇빛처럼

 님은 온갖 불의와 혼란의 어둠을 씻고

 참된 자유와 평화의 번영을 마련하셨나니

 잘 사는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물가부터 바로 잡으시어

 1986년을 흑자원년으로 만드셨나니

 안으로는 한결 더 국방을 튼튼히 하시고

 밖으로는 외교와 교역의 순치를 온 세계에 넓히어

 이 나라의 국위를 모든 나라에 드날리셨나니

 이 나라 젊은이들의 체력을 길러서는

 86아세안 게임을 열어 일본도 이기게 하고

 또 88서울올림픽을 향해 늘 꾸준히 달리게 하시고

 우리 좋은 문화능력은 옛것이건 새것이건

 이 나라와 세계에 떨치게 하시어

 이 겨레와 인류의 박수를 받고 있나니

 이렇게 두루두루 나타나는 힘이여

 이 힘으로 남북대결에서 우리는 주도권을 가지고

 자유 민주 통일의 앞날을 믿게 되었고

 1986년 가을 남북을 두루 살리기 위한

 평화의 댐 건설을 발의하시어서는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 육천만 동포의 지지를 받고 있나니

 이 나라가 통일하여 홍기할 발판을 이루시고

 쉬임없이 진취하여 세계에 웅비하는

 이 민족기상의 모범이 되신 분이여!

 

 이 겨레의 모든 선현들의 찬양과

 시간과 공간의 영원한 찬양과

 하늘의 찬양이 두루 님께로 오시나이다

 

* 보라, 헤시오도스의 제우스신 찬가, [신통기]와 너무 닮았지 않은가.

정말 놀랍고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니 나는 사실 솟아 나오는 격분을 참기가 쉽지 않음을 느낀다.

/ 김상천 문예비평가 평론 중에서

 

* 신통기(神統記

 고대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가 지은 서사시. 세계의 창조, 올림포스 신의 계보, 신들의 탄생과 그들의 지배권, 신들의 자손 계보 따위를 다루고 있으며, 모두 1,200행으로 되어 있다.

 

 

미당 서정주 / 임보

 

요즘 미당을 놓고 설왕설래 야단들이다

일제에 동조한 반민족주의자라는 둥

군부에 아부한 기회주의자라는 둥

 

그는 30대에 이미 문단의 중심에 서서

한국 시인의 대부 노릇을 하며

한평생 시단을 끌어온 기린아였다

 

모 신문사가 주관하고 있는 미당문학상을

비판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가 본데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 쓸쓸한 일이다

 

 

나는 미당의 제자도 아니고

미당과 친분이 있었던 사람도 아니지만

떠나간 미당이 헐리는 걸 보니 안쓰럽다

 

만해처럼 시인이며 지사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시인은 눈물이 많은 약한 족속들이어서

불의에 맞서는 곧은 투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대는 자신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가?

그대는 자신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가?

만일 그럴 수 있는 열사라면 미당에게 돌을 던지라!

 

나도 조선어를 쓰고 있으니 조선민족이고

한국 국적을 가졌으니 한국민이지만

민족과 나라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 사람들 생각(페이스북 댓글)  

- 저 세상의 미당이 이 세상 소식을 안다면 많이 불편할 것 같다!

- 미당은 미당일 뿐...!

- 때가 되면 자기 세상을 버려야 하는가 봅니다

- 초야에 묻힌 이름 없는 사람도 그렇거늘
한 나라 한 분야의 정상에 서야 할 역사적 인물의 평가는 신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서로의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육사와 만해가 천추에 빛남이 무엇 때문일까요?

-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 아는 시인을 말하라면 단연 미당을 꼽겠다. 미당만한 시인은 당대 아무도 비교할 수 없는 어른이시다. 미당 발가락 근처도 못가는 인간들이 어쩌구 저쩌구 대가인체 하는데 제발 한쪽 귀로 흘리시기 바란다. 시가 제일신 분, 세속에 물들지 않고 온 생을 천진난만 어릴적 심성으로 시를 쓰신 분, 권위가 없으신 분, 사람 좋기가 한국 제일이신 분, 시인중에 큰 어른 한분을 꼽으라면 단연 미당을 꼽겠다.  그분은 친일 친군부 모두 무죄로 볼 수 있다. 어느 열사가 결혼 하여 가족이 있는데 지사로 사륙신을 택하겠는가? 미당은 온갖 잡새들이 평가할 수 없는 한국시문학사의 큰 산맥이시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시인 한분만 대라면 당연히 미당 서정주 시인이시다!!! /하략

 

- 미당 선생을 배려하시는 선생님의 마음은 알겠지만, 어찌 나라와 민족을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지요.
- 조국을 위해 계율까지 내려놓고 승병을 진두지휘하신 사명대사, 서산대사가가 울고갈 일입니다.

- 단점과 결함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은 성인일 겁니다. 단점을 지니고 있음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져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시대를 비껴 갈 수 있습니까? 그 시대에는 그 시대가 옳은 줄 알 고, 요즘은 촛불시대라고 촛불 편에 서야 무사 안일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슬픈 역사입니다.

- 시는 시로서 말하자. 詩如其人이라고 한다. 시대 속에 사는 인간은 속물이 될 수 밖애 . 불행한 역사 속에 사는 그 때 그 사람들로 돌아가 생각 좀 해 보자구요.

- 시인은 눈물이 많은 약한 족속들이어서 불의에 맞서는 곧은 투사를 기대하기는 이 말씀에 혼잣말로 “맞아 눈물이 많아서 그래. 맞아” 중얼중얼 했습니다 선생님. 그래도 미당은 너무한 것 같아요. ^^

- 그가 자발적으로 친일과 독재찬양을 했었는지.. 좀 더 깊이 공부해보시고..그를 정확히 평가하시오.

- 나는 나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하지 못하고, 나보다 먼저 나라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미당은 자신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보다 먼저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들을 짓밟았다. 일본이 망할 줄 몰랐다고? 그럼 그 일본과 싸운 사람들은 일본이 망할 줄 알고 싸웠는가? 전두환이 구국의 영웅이라고? 그럼 그 살인마와 맞선 광주사람들은? /하략

- 좋든 싫든 역사의 부름에 거부할 수 없는 나입니다. 시를 읽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가 좋다고 그분이 행한 일들이 그 시에 뭍힌다면, 그 영롱한 시어는 과연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비판을 받을 일이 있다면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 아닐까요?
서정주시인은 시기술자가 아니였을까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 삶과 글이 따로라면 그 글은 헛소리입니다. 문자 언어의 화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그 뜻과 느낌이 달라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 하하, 미당 비판론자들도..미당의 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나보네요.
시인의 한 생애에..한국인의 정서에 , 한국인의 입에 줄줄, 한국인의 유전자에 전해 내려오는 시가 단 한 편만 있어도..시인으로서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당의 시는 그런 시가 수십 편.. 그의 시에 대해서는 비판론자들도 동의하시는 거죠?

 

 ⇒ 각자 생각해 보기

․ 부끄러운 시, 「송정 오장 송가」

․ 뛰어난 시인이지만 훌륭한 삶은 아니다.-친일

․ 화사(花蛇), 국화 옆에서. 귀촉도(歸蜀途) 등 주옥같은 시

미당 서정주는 빼어난 작품을 많이 창작한 시인입니다.

그는 토속적이면서도 세련된 언어를 구사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가 지은 짧은 시 한 편을 감상해 볼까요?

 

동천 /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서정주 시인의 삶은 시처럼 아름답지는 않았다.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였던 시인 고은이 서정주를 평가했던 「미당 담론」이라는 글을 보면 서정주의 부끄러운 삶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습니다. 고은 시인은 스승의 등에 칼을 꽂는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서정주 시인의 부끄러운 모습을 낱낱이 파헤쳤지요.

 

 일제강점기에 일제를 찬양하는 10여 편의 시와 소설, 비평문을 썼다.

독재자 이승만을 기리는 이승만 전기를 썼고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베트남 파병을 촉구하는 시를 발표

전두환 정권이 들어설 때 TV 출연 지지, 56세 생일에는 축하 시를 발표 등

친일 행적만 했던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한 문학 활동을 했음.

 

   / 국어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사전에서

 

․ 시와 시인은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시는 시인이 쓴 것이다. 따라서 시인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투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인식도 작품 속에 녹아 있다고

보아야 한다.  詩如其人(시여기인)

 시인이라는 나는, 여러분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 이야기 3.

사랑하려거든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

 

-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의 사랑의 서간집  

청마 유치환이 시조 시인 정운(丁芸) 이영도(李永道)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

사후에 출판.

 

 통영여자중학교 교사로 함께 근무하면서 알게 된

이영도(일찍 결혼하고 21세에 남편과 사별, 딸 하나와 함께 살고 있었음)에게 청마는 1947년부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들의 플라토닉한 사랑은 청마가 기혼자였기에 한계가 있었다.

 

 

 안타깝기만 했던 그들의 사랑은 청마가 19672월 교통사고로 사망할 때까지 편지를 계속 보냈고 이영도는 그 편지를 모두 보관해 두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전 것은 전쟁 때 불타 버리고 남은 편지 5,000여 통 중 200통을 선정, 출판하였다.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정운 이영도(1916년∼1976)?

․′황진이 이래 최고 여류 시조 시인′이란 찬사받음.

․ 애모와 회한의 절창 문학

․ 세기적인 정결한 사랑의 주인공

 

* 청마 유치환(1908년∼1967)?

․ 통영과 우체국을 떠올리게 하는 시인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며 플라토닉 러브의 진수를 실현

․ 애틋한 그리움이 동백꽃처럼 붉게 타오르는 사랑

20여 년 이어진 전무후무한 연모

 

 

그리움 /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몸부림치듯 죽고 싶다던 청마의 뜨거운 마음에

 

 

() / 이영도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섰는데

 

손 한 번 흔들지 못하고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 안으로 접어 도닥거리는 정운의 사랑이 된다.

 

 이들의 사랑은 시보다 아름다웠다.

20년간 주고받았던 5천 통의 편지가 그 마음과 사랑의 징표요 기록이다.

박 시인은 '들판에 홀로 서서 배달부가 오기를 마냥 기다리거나, 56시간 버스를 타고 부산에 와서 단지 수십 분만 얼굴을 마주 보고 돌아갔던 적도 있는 그런 순진한 청마였다'고 말한다./ 부산일보 기사 중 일부

 

사랑하려거든 / 이만유

 

사랑하려거든

청마처럼 하시라

 

한 번의 답장 받지 못해도

죽는 날까지 오직 한 사람 바라보며

20년간 5,000번도 더 편지를 쓴

이런 사랑을 하시라.

! 이런 사랑을 하시라

 

시작도 끝도 쉬운 사랑

값싼 감정, 욕망이 꿈틀대는 어정쩡한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말라

 

사랑하는 이도

사랑받는 이도

사랑 이야기 듣는 이도

 

가슴 뭉클한 사랑

죽는 날까지

오직 한 사람을 향해 반짝이는

별이 되는 사랑

 

사랑하려거든

청마처럼 하시라

 

 

☆ 이야기 4.

 ○ 외설문학 (19禁 詩)

 

얼레지 / 김선우 (/ 1970년생)

 

옛 애인이 한밤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자위를 해본 적 있느냐

나는 가끔 한다고 그랬습니다

누구를 생각하며 하느냐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랬습니다

벌 나비를 생각해야만 꽃이 봉오리를 열겠니

되물었지만, 그는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얼레지.......

남해 금산 잔설이 남아 있던 둔덕에

딴딴한 흙을 뚫고 여린 꽃대 피워내던

얼레지꽃 생각이 났습니다

꽃대에 깃드는 햇살의 감촉

해토머리 습기가 잔뿌리 간질이는

오랜 그리움이 내 젖망울 돋아나게 했습니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래

바람이 꽃대를 흔드는 줄 아니?

대궁 속의 격정이 바람을 만들어

, 두 다리가 풀잎처럼 눕잖니

 

쓰려뜨려 눕힐 상대 없이도

얼레지는 얼레지

참숯처럼 뜨거워집니다 

 

* 여성적 관점에서의 성에 대해 접근한 시이다.

누구를 생각하며 자위를 하냐는 옛 애인의 질문에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화자의 이야기는 남성과의 성교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여성 자신으로서도 오롯이 존재할 수 있는 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쓰러뜨려 눕힐 상대 없이도'라고 되짚어 언급하면서, 어떤 남성을 위해서 존재하는 여성의 성이 아니라, 여성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성에 대해서 일깨워주고 있다. / jaeromy's 카페에서

 

․ 얼레지 꽃말 : '바람난 여인', '질투'

․ 시인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시, 좋아하는 시, 옛 애인을 생각하는 시

19금 관능적인 시다.

․ 여성의 성은 남성의 대상으로서만 의미를 갖는가? 아니다! 이것이 '얼레지'의 대답이다. 누구를 위한 성이 아니라 자기를 위한 성으로 / 김승희 시인

‘촉촉하게 젖은 꽃잎’ 닮은 시인 김선우, 그의 시는 여린 듯 강렬하고 수줍은 듯 관능적이다. / 원재훈 시인의 작가 열전에서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네게 좆이 있다면

내겐 젖이 있다

그러니 과시하지 마라

유치하다면

시작은 다 너로부터 비롯함일지니

 

어쨌거나 우리 쥐면 한 손이라는 공통점

어쨌거나 우리 빨면 한 입이라는 공통점

어쨌거나 우리 썰면 한 접시라는 공통점

 

 

(, 난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도려냈다고! 이 지극한 공평, 이 아찔한 안도)

 

섹스를 나눈 뒤

등을 맞대고 잠든 우리

저마다의 심장을 향해 도넛처럼,

완전 도--넛처럼 잔뜩 오그라들 때

거기 침대 위에 큼지막하게 던져진

 

두 짝의 가슴이,

두 쪽의 불알이,

 

어머 착해

 

* 금기와 관습을 깨뜨리는 직관의 언어 연금술 / 문광연 詩評에서

* 저는 오감으로 시를 쓰는 편, 시를 쓸 때 마음대로 단어를 써도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길 바란다. / 김민정 시인

* 이 시는 여성으로서 억압받는 무언가에 대한 폭로나 비판에 주를 두기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남녀 간의 육체관계라고 생각한다. 두 짝의 가슴과 두 짝의 불알을 이런 식으로 대치시키는 것 자체가 생소하면서도 우스운데, 이러한 우스운 비유는 의도적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우스운 것', '기괴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김민정의 시인 것 같다. / jaeromy's 카페에서 

* 여러분은 이런 시 쓸 수 있나요? 쓸 수 있다면 발표할 수 있나요?

 

 

☆ 이야기 5.

 ○ 시선을 끄는 글

 

고도원의 아침편지  

 

          가난과 문학

 

 

나는 가난과 문학 때문에 망했고

나는 가난과 문학 때문에 성공했다.

내 인생 헛되게 살지 않은 것은

가난과 문학 때문이었다.

 

- 방우달의《쬐끔만 더 우아하게》중에서 -

 

* 대단한 역설입니다.

문학을 하는 사람에게는 '가난과 문학'

영원한 화두입니다. 문학을 업으로 하여 일생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속세의 기준으로 보면 ''한 인생이고 '실패'

인생이지만 '가난과 문학'을 잡았기에 보람이

있었고, 건강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도

있었습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

  시는 패배자의 기록이다./ 이장욱 시인

 

 

군밤 / 오창화

 

혼자 구워 먹으려고

화로에 묻은

 

알밤

 

펑펑

펑펑펑

 

다 들켰다.

 

* 강원일보 신춘문예 2015년 동시 당선작  

* 배우고 싶다. 저 유머. 세대를 아우르는 대상과 상황에 대한 진지한 듯 산뜻한 유머. 재능일 수도 노력일 수도 있겠지. 나도 저런 시를 쓰고 싶다./ 어느 독자

 

 

[심사평]

 

아이와 어른의 감성 넘나드는 솜씨 감탄

(박두순·이화주 아동문학가)

 

 처음 먹어 보는 열매 같은 동시를 입에 쏘옥 넣어 주는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응모작을 읽었다. 835편의 응모작 중 예심을 거친 100여 편의 동시를 읽으며 당선작을 가려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작품들 편편 속에는 시인의 따스한 마음들이 담겨 있었다. 7행의 짧고 귀여운 동시이지만 아이와 어른의 감성을 넘나들며 폭넓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쓰고자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재미와 유의미라는 두 가지를 놓치지 않고 있다. 또한 `군밤'은 독자가 공감각으로 동시와 만나게 하는 작품이다.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세상의 변혁을 촉구하는 시

․ 우연히 쓴 시 한 편이 시인의 인생을 바꾼다.

․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유명-작곡(다수), 안철수 인용으로 인터넷 서점

판매 1, 초등 도덕 교과서 수록, 삼성에서 사용계약, 학교 기업체 관공서 활용     (조례 시 전 직원 낭송 후 일과 시작)

 

․ 무기교, 기존 교과서적 시작법이 아니다.

․ 쉬운 시, 대중이 좋아하는 시, 읽히는 시

 

 

☆ 이야기 6.

 ○ 기타

  - 나의 시 첫 독자는 나다.

    내가 먼저 감동하는 를 써야지...

 

 

좋은 를 찾습니다 / 이만유

 

가을 낙엽처럼

뒹구는 많은 시

 

독감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오한이 들고 열이 나듯이

 

시가 들어와

영혼을 흔들며

온몸이 불덩이 되게 하는

눈물 쏙 빼는

 

그런

어디 없나요?

 

 

독자가 좋아하는 / 이만유

 

독자에게

인기 있는 시

감동을 주는 시

읽히는 시

 

시인이

유명해지는 시

잘 팔려나가는 시

 

 

공통점은

쉽고 짧다.

 

* 심오한 사상이나 철학이 내포된 듯 포장한 , 모호하여 정작 자기 자신도

뜻을 모르는 그런 시를 쓰고 문학성이 높은 시라고 우쭐하는 것은 착각이다. 라는 어느 유명한 시인의 강의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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