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詩, '울어도 어울리는 계절' 외5/방우달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6. 27. 23:46

공유] 詩, '울어도 어울리는 계절' 외5                                                                                              

2017.06.1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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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연이네 집 | 청도인
원문 http://blog.naver.com/kjyoun24/220821941893


울어도 어울리는 계절 5


방우달(시인)

술을 많이 마시면
사철 어느 때든지 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을에는
술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울 수 있습니다
가을이 슬퍼서가 아닙니다
가을은 나를
인간으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울면서 태어나
울면서 돌아갈 운명입니다
눈물이 없으면 인간이 아닙니다
가을은 인간을 울게 하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울어도
수치스럽지 않은 계절입니다
겨울에 울면 가련해 보입니다
여름에 울면 어색해 보입니다
가을은 울기에 가장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뺨을 맞아도 괜찮은 계절입니다

 

단풍놀이

- 무덤 6


예측한 일이지만, 무르익은 갈바람이 불어오자
흠뻑 눈물 머금은 잎들은 밤내 울어버린 것이다.
눈으로만 운 게 아니라
가슴으로 팔다리로 발바닥까지
온몸으로 울긋불긋한 빛깔을 흘린 것이다.
맹물로만 운 게 아니라
소금의 짠맛도
산새의 구슬픈 노래도
아래로 아래로 지는 바람도 함께 버무려
기나긴 골짜기를 타고
우수수 몸부림치며 흐른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이 아름답다고
벌떼같이 산으로 모여드는 것이다.
단풍들은 그것이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했던 것이다, 그래서 잎들은
해마다 가을이면 한꺼번에 울어버리는 것이다 

 

호반 산책자

 

숲속을 걷는다, 아직 새가 되지 못한 나는

 

내가 춘천으로 온 것은

새가 숲으로 날아든 것이다

서울을 버린 것이 아니다

잠시라도 머문 곳은 완전히 버릴 수 없다

 

호반을 걷는다, 오늘도 물고기 되지 못한 나는

 

내가 춘천으로 거슬러 온 것은

물고기가 물을 찾아 온 것이다

한강을 버린 것이 아니다

상류 소양강을 찾아 온 것이다

 

제비꽃

 

정상에 오르기 전 길을 돌아보며 알았다.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쉬었던 곳에서는

제비꽃을 볼 수 없었다.

그런 고비를 몇 번 넘기고

경치 좋은 곳에서 쉬고 있을 때

마침내 예쁜 제비꽃을 볼 수 있었다.

힘든 곳에서 멈추지 말고

경치 좋은 곳에서 행복을 찾아 즐겨라.

 

거미는 신사다

 

거미를 욕하지 말라
줄을 걸어 먹이를 잡아도
거미는 신사다

보이게 줄을 쳐놓고
눈이 먼 것들이나
재수없이 걸린 놈들만 먹는다

줄을 피해서 갈길이 있는데도
피하지 않거나
피하지 못하고
걸려든 놈만 잡아먹지
함정을 만들거나
속여서 꾀여서 잡아먹지는 않는다

야비하게 먹이를 구하지는 않는다
미리 예고를 해두고 기다리기 때문에
거미는 성인이다.

 

술과 대화 습관

- 斷想天國 764

 

술에 취했을 때의 마음과

깼을 때의 마음은 천지 차이입니다

그것이 일치한다면 그는 성인입니다

그러므로 술에 취했을 때는

가벼운 주제의 말, 긍정적인 말,

즐거운 말, 서로에게 좋은 말,

그런 말들을 골라서 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술에 취했을 때의 좋은 대화 습관을 길러야

술이 깼을 때 좋은 사람들을 놓치지 않습니다

한 번 깨진 인간관계는 붙이기 매우 힘듭니다

 
방우달(方禹達) 시인

아호 野塔

1952년 경북 영천 출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

예술세계등단

강남문인협회

공무원, 강동구의회 사무국장

시집 보리 꽃’ ‘斷想天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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