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頂上이 정산正山인가
방우달(시인)
모든 산은 정상이란 꼭지를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도 한 때는 정상을 가지고 살았다
높낮이는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그리고 정상이 모든 것의 전부도 아니다
이 세상에 전부인 것은 어디에도 없다
일부분을 정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뿐이다
지나고 보면 누구나 한 번은 정상을 딛고 갔다
정상의 끝자락엔 추락이 예정되어 있고
겨울의 끝자락엔 봄이 잉태되어 있다
어떤 이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건지고
또 다른 이는 희망의 끝에서 절망에 떨며 산다
언제나 정상頂上이 정산正山은 아니다
계곡부터 정상까지 정상에서 계곡까지
나는 산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며 오르고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