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조그만 집을 버리니 우주가 나의 집이라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2. 15. 21:30

조그만 집을 버리니 우주가 나의 집이라


민달팽이의 세상으로
부럽지만 나는 건너지 못한다

조그만 집을 버리니
우주가 나의 집이라

민달팽이의 민짜 눈엔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

인간 세상에서는 필수적인 것들이
내가 가진 것들이지만

우주를 담기에는
비어있는 공간이 너무 좁은 걸

어떡해, 민달팽이의 세상으로
부럽지만 나는 건너지 못한다


- 방우달의 《알을 낳는 나그네》 중에서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릅니다.
상대적 빈곤감, 박탈감에 긴긴밤 허우적댑니다.
누구를 탓할까요?
이 세상에 잠시 세들어 살기는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홀로 만족하고 감사하며 기어가는 민달팽이 한 마리를 봅니다.
가진 것 없어도 우주가 내 것인 양 유유자적의 삶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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