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선천성 그리움의 눈물'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2. 2. 02:01

'선천성 그리움의 눈물'

 

어느 날 갑자기 꽃이 되었습니다.

우루과이 라운드 떠들썩한 벌판에서
시청 정문 앞 화분으로 옮겨지던 날
대대로 꽃이던 그들과 섞여
고귀한 기품으로 손짓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추억의 눈짓받는 꽃이 되었습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먹히는 곡식이 아닙니다.
무르익은 고개에서 꽃이 된 꽃도 아닙니다.
속 태우며 넘는 사람도 없는 고개 중턱에서
피어 있는 꽃이 되었습니다.

그리운 어머니, 이 세상 너머 고개
어디쯤 걸어가실까

나는 어느날 갑자기 꽃으로 피었습니다.

- 방우달의 《보리꽃》 중에서 -

어머니는 언제나 사랑, 희생, 용감,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좋은 일, 멋진 경치, 맛나는 음식 맞이 할 때면
제일 먼저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부재는
영원한 슬픔과 외로움의 화신이 되어 가슴이 아립니다.
특히 빈곤과 결핍의 시대를 살다가신 어머니는 아직도
저 멀리서 손짓하며 보리 고개를 넘으시고 계십니다.
자식의 눈에 한 바가지 선천성 그리움의 눈물이 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