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어느새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2. 12. 02:37


어느새

 

새 중에 가장 빠르게 나는 새는
어느새였다
어느새 날개를 타고
나는 어느새 예순 언덕에 올랐다

어느새 양 날개는
날아온 날개 중에 가장 늙은 날개이며
살아갈 날개 중에 가장 젊은 날개이다

백세 언덕에 오를 날까지
어느새 날개는
가장 젊은 피로 퍼득여야 한다
느리게 오래 날아라, 어느새여!

- 방우달의《어느새 (e북)》중에서 -

흰 머리 억새꽃처럼 가을을 머금고
어느새 예순 언덕까지 날아 왔습니다.
100세 시대에 예순은 청춘입니다. 그러나
외로움과 쓸쓸함은 감출 수 없고 허무함마저
그림자처럼 두 쪽 날개에 붙어 함께 날고 있습니다.
사는 날까지 건강하고 꿈을 잃지 않으며
나날을 열정적으로 의미있게 퍼득이는 삶을 위해
격려의 박수를 어느 어느새에게 보냅니다.

인생은 느린 것 같으면서도 빠르게 나는 새 같아요.
그러니까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느새가 된 것입니다.
세월을 잊고 나는 새,
사는데 정신이 없는 새가 어느새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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