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실패자의 독백

화장실은 이 세상입니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13. 12. 13. 20:01

화장실은 이 세상입니다

 

 

"공중 화장실과 이 세상은 같은 점이 많습니다.

급한 일로 꼭 필요해서 사용했으면 처음 문 열었을 때 보다  더 깨끗하게

정리정돈하고 청소를 하고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고맙다고 경건하게 큰 절을 올리고 와야지요.

그런데 침이나 가래를 뱉고 코를 풀고 휴지를 지저분하게 버리기도 하고

대소변을 흘리고 묻히기도 합니다.

 

내가 살다가는 이 세상도 그렇습니다.

내가 태어나서 살았으면 태어날 때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이 세상을 만들어 놓고 이 세상을 떠나야지

더 나쁜 세상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이들이 있습니다.

 

화장실이나 이 세상이나 누가 보든 말든

기본적인 양심 즉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후손들이 살다 갈 이 세상입니다.

뒤에 오는 사람들이 사용할 공중 화장실입니다.

내가 다시 사용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전 '화장실은 이 세상입니다'란 시를 썼습니다.

 

문을 열 때의 마음과

문을 닫을 때의 마음이 같을 때
꽃처럼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문을 닫을 때의 고마움이

문을 열 때의 고마움보다 클 때
꽃보다 당신은 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홀로 머물 때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매향처럼 향기로운 사람입니다.

 

향기로운 사람은

머문자리를 다시 한번 돌아다봅니다.
돌아다볼 때 머문자리는 늘 아름답습니다.

 

                            - 방우달 지음 <아름다운 바보>중에서

 

여러분, 음식업을 개업하시면 화장실마다 이 시를 꼭 붙여주세요.

아마 손님들이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할 것이고 말끔히 청소도 할 것입니다.

사람은 어디서나 머문 자리가 아름다워야 합니다.

살다 간 자리가 아름다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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