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 노란 19대국회 … 국민만 괴롭다
2012-06-05 오후 1:16:45 게재 |
여야 상임위 충돌 '개원국회 불발' … 성추행·부정경선 의원 사퇴 거부 막말·색깔론·국가관시비 얼룩 … 유럽발 경제위기 서민경제 '벼랑끝' '언제나 유권자는 현명하다'는 명제는 19대 총선에서도 적중했다. 유권자는 여당인 새누리당에 과반수를 가까스로 넘긴 152석을 선사했다. 기회를 줬지만 오만에 빠지는 걸 경계한 숫자다. 자만했던 야권엔 패배를 통해 경각심을 줬다. 유권자들은 황금분할을 통해 19대 국회가 경제위기에 직면한 나라를 구하고 민생을 살피기를 당부했다. 하지만 19대국회는 시작부터 이런 기대를 저버릴 조짐이다. 구태의연한 여야 충돌로 5일 개원국회마저 불발될 위기다. 성추행·논문표절·부정경선시비에 휘말린 의원들은 사퇴 대신 버티기에 돌입했다. 막말과 색깔론, 국가관시비라는 민생과 동떨어진 논란만 들끓는다. 유럽발 경제위기로 서민은 벼랑끝으로 내몰렸지만 국회가 이를 해결하기란 기대난망이다. <개원협상은 여전히 난항 중 19대 국회 개원식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회담을 갖고 있다. 뉴시스 홍찬선 기자> ◆19대국회 시작부터 위법 = 19대국회는 첫 본회의조차 열지 못할 위기다. 여야가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충돌했기 때문이다. 5일 오전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 가능성은 낮다. 19대 국회 시작부터 '최초 임시회는 임기개시 후 7일에 연다'(5조3항)는 국회법을 위반하게 된 것이다. 성추행(김형태) 논문표절(문대성) 부정경선(이석기 김재연) 시비에 휘말린 의원들은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민심의 시선은 싸늘하지만, 그들은 억지를 부리며 버티기 중이다.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설화(舌禍)와 구태도 잇따른다. 민주당 임수경 의원은 탈북자에게 막말했다가 거듭 사과했지만 파문은 진행형이다. 여당은 통진당 사태와 임수경 막말을 엮어 '색깔론 덧씌우기'에 여념없다. '종북론'의 불길을 살려가는 게 대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권 유력대선주자(박근혜)까지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이 의원이 돼선 안된다"면서 국가관 논란에 불을 지펴 혼란을 부추겼다. ◆18대국회와 다를 게 없다 = 여야는 앞다퉈 민생을 강조하지만, 19대 국회에 대한 기대와 신뢰는 벌써부터 바닥이다. 성추행과 논문표절, 부정경선, 막말 논란에서 드러나듯 기본적으로 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이다. 17대 총선의 '탄돌이'(탄핵역풍으로 당선된 의원들), 18대 총선의 '명박돌이'(이명박 대통령 후광으로 당선된 의원들)와 마찬가지로 19대 총선에서도 계파 깃발 아래 '무혈입성'한 의원들이 부지기수다. 이들이 금뱃지를 달아준 계파보다 정치의 근원인 민생을 앞세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6개월 뒤면 대선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99% 친박으로 재편됐다. 대부분 의원들은 '박근혜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선판을 뒤집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의원들이 초반 임기 6개월을 대선전 '소총수'로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선 후 허니문기간까지 포함하면 임기의 절반을 하는 일 없이 보낼 가능성이 높다. 명지대 신 율(정치외교학) 교수는 "19대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18대국회보다 나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고통스러운 건 서민 뿐이라는 얘기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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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들 작태'에 온 국민 혈압 오를 판
June 06,2012
'금배지들 작태'에 온 국민 혈압 오를 판
국회, '밥그릇' 싸움에 19대 시작부터 '불법국회'
최대쟁점인 법사위 확보놓고 여야 입장 첨예하게 엇갈려
단기간내 타결 가능성 적어 '공전'우려…"구태 재연"비판
여야가 상임위 배분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5일 19대 국회 첫 본회의 개최가 불발됐다. 19대 국회가 결국 국회법의 개원 시한을 넘기면서 시작부터 불법을 자행하는 꼴을 보이게 된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기 시작 후 7일 이내 국회의장단 선출, 그후 3일 이내 상임위 구성을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법기관인 여야, 국회가 또 다시 법을 지키지않은 것이다.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18대 국회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국회법을 지키자는 '준법국회'를 내걸었지만 이전처럼 시작부터 '불법국회'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공동으로 제출했고 이에 따라 국회 사무처는 19대 국회 첫 본회의를 이날 오전 10시에 개회한다고 공고했다.
하지만 여야는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민간인 사찰 관련 국정조사 등 쟁점 사안들을 놓고 팽팽히 맞선채 정치적 타협을 이뤄내지 못해 국회 개원은 끝내 불발됐다.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개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새누리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과 별개로 이날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부터 선출하자는 방침을 내세우며 맞섰다.
결국 새누리당은 의원들을 모두 소집한 뒤 본회의장에서 대기했지만 민주당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여야는 본회의 예정시간까지 원내수석부대표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여야, 상임위 '줄다리기' 왜?
국회 개원이 불발된 가장 큰 원인은 16개의 상임위 위원장과 2개의 특별위 위원장 자리를 여야가 어떻게 나눠 가질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이다.
당초 여야의 상임위원장 비율을 9대 9로 주장했던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10대 8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구체적인 상임위 배분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18대에서 11개의 상임위를 점유했던 새누리당은 선진통일당의 몫이었던 경제분야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가 민주당에 넘어가면서 1개 상임위원장직을 민주당에 넘겨줘야 하게 되자 비경제분야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나 국방위원회를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와 국토해양위원회, 정무위원회를 1~3 지망으로 해 이중 하나를 양보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법제사법위원회를 넘겨주면 국토위를 민주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법사위원장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이에 상응하는, 그야말로 이권이 많다고 여겨지는 국토위원장 자리까지 (야당에) 넘겨줄 용의가 있다고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법사위를 절대 사수하겠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들의 체계·자구심사를 거치는 곳으로 상임위 심사를 마쳤다 해도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본회의 상정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소수당인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직을 가져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법률이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올라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새누리당은 "지난 국회에서 법사위를 야당이 가져가면서 정략적으로 활용해 식물국회가 됐다"며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언론사 파업도 관건
여야는 19대 국회 개원과 관련해 원구성 외에도 민간인 불법사찰과 언론사 파업 처리를 두고도 입장차가 확연하다.
민주당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국정조사와 언론사 파업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경우 특검으로 끝내고 언론사 파업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에서도 민주당 박기춘 수석부대표는 "민간인 불법사찰 첫 수사가 제대로 안되서 재수사를 하고 있지 않냐"며 "법무부 장관이 조사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현직에 있어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런 것들이 국정조사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언론사 파업도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정상적으로 언론이 돌아가지 않으면 (국회가) 관여해 청문회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기현 수석부대표는 "민간인 불법사찰은 여야를 떠나 우리도 피해자의 한 사람"이라며 "책임을 확실하게 묻기 위해서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의 권한이 있는 특검을 통해 조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맞섰다.
◇여야 쟁점사항 '첨예'…밥그릇 싸움에 장기 공전될 듯
여야는 개원 불발을 두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책임소재가 누구에게 있던 19대 국회가 출발부터 불법국회가 됐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따른 국민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여야간 입장차이가 워낙 복잡하고 첨예해 국회가 장기간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법사위와 국토위는 '딜'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문방위랑 정무위는 절대 내줄 수 없다며 완고한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정상적으로 운용될 것 같으면 얼마든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이제까지 민주당 얘기를 종합하면 '정치 굿판'을 벌이겠다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는 절대 내줄 수 없으며 1~3 지망까지의 상임위 중 하나를 반드시 받아야겠다고 버티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1~3 순위로 문방위, 국토위, 정무위 순으로 말씀드렸는데 셋 중 어느 하나라도 배려를 해주면 문제없이 받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라디오에서 "새누리당이 야당시절인 17대 국회에서 견제와 균형을 가져야 한다며 법사위원장을 차지했었다"며 "법사위원장과 법사위 의원들을 장악하면서 사법부와 검찰을 장악하려는 생각을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한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안과 중국에 억류중인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씨 송환촉구 결의안에 민주당이 동참한다면 국정조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며 패키지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단 이 경우에도 언론사의 노사분쟁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에 언론사 불법사찰 청문회는 빼야 한다는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원 구성까지 89일이나 걸린 18대 국회를 답습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막상 여야가 각각 비정규직 차별 개선과 반값 등록금을 골자로 하는 31개 민생법안을 발의했지만 정작 상임위 밥그릇 싸움에 '일 안하는 국회'가 재연됐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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