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멀리서 보기 가까이서 보기

野塔 방우달 시인 2011. 12. 22. 10:30

 

 

멀리서 보기 가까이서 보기

 

                                                                  방우달(시인) 

 

 

 

 

보는 거리에 따라 사람이 달리 보인다.

물론, 보는 각도에 따라서도 다르다.

사물은 말할 것도 없이 당연하다지만

인격을 가진 사람이

보는 거리와 각도에 따라 다르다면

이중인격인가, 다양한 성격의 소유가

인간의 본성이란 말인가.

 

멀리서 보면 구역질 나는 사람도

가까이서 보면 괜찮은 사람이 있고

가까이서 보면 구역질 나는 사람도

멀리서 보면 꽤 괜찮은 사람이 있다.

 

멀리서 보나 가까이서 보나

괜찮은 사람이 있고

멀리서 보나 가까이서 보나

구역질 나는 사람이 있으니

이것은 인간의 변덕스러움 때문일까.

위의 네 부류의 사람 중에서

당신은 누구와 같이 일하고 싶은가.

선택은 너무나 자명하다.

나는 어느 부류의 사람인가.

그것은 내가 평가하는 게 아니고

동료가 부하가 상사가 평가한다.

 

즉 나를 바라보고 지켜보는

상대방들이 평가한다.

그 평가가 절대적이라는 것은

물론 아니고 시대적이고

상황적이다. 상대적이다.

그러나 그 상대적인 것이 대개는 맞다.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소의 위안이 될지라도 그 시점에서

자아반성의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미래의 성장을 위해 매우 필요하다.

사회는 더불어 살게 되어있고 독불장군이

발 붙이지 못하는 불문율이 숨어 있다.

 

자신이 자신을 알지 못할 때

이 세상에 약은 없다.

처세에 관한 약은

스스로 제조하여 스스로 복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효용이 있다.

효험이 있어야 살아날 수 있다.

 

백 명의 훌륭한 스승보다 한 번

실천하는 것이 자기완성의 지름길이리라.

누구를 탓하랴.

자기 가슴을 향하여 자아반성의 화살을

깊숙이 힘차게 당기는 사람만이

인생의 최후 승리자가 될 것이다.

 

늘 성실하고 진실된 사람은

멀리서 보나 가까이서 보나

아름답고 향기로울 것이다.

 

 

*<지갑을 던지는 나무>(방우달 지음. 정일출판사. 2000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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