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처가 천사다/방우달(처세시인) 악처 중에 세계적인 명성을 날린 아내는 소크라테스 부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단 한 번도 아내를 보고 악처라고 말하지 않았으리라. 자신을 세계적인 철학자로 이끈 천사라고 칭송했을 것이다. 악처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철학자가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산과 들과 강과 섬을 찾아 나선 시인도 아내가 악처라서 떠돌이가 된 것이 아니다. 그들이 불러주고 기다려주니까 찾아가서 그들의 말들을 받아적은 것이 시다. 그 시인도 아내를 악처라고 쓴 시는 없다. 이름 날리게 이끈 천사라고 노래했다. 아, 나는 지금 그런 천사 못 만난 것이 다행이다. 유명한 철학자 시인이 아니어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