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6

지하철

지하철 방우달(처세시인) 인생이란 지하철 3호선 수서역에서 구파발역까지 빠른 시간을 타고 어둠 속을 정신 없이 달리다가 압구정역에서 옥수역 사이 잠시 한강과 하늘을 바라 보는 것 오직 한 번 뿐인데 한강과 하늘을 보는 사람도 있고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주어져도 보지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은 깨달은 사람이 아니고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을 진실로 살았다고 할 수 없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압구정역에서 옥수역 사이를 지날 때 한강과 하늘을 보고 느낄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 처세시인 방우달의 단상집 에서 * 서울지하철 3호선은 처음에 양재역에서 구파발역까지 개통했으나 그후 수서역, 오금역, 대화역으로 연장됨.

앙코르 작품 2021.01.17

치매

치매 내리지 않을 듯 하더니 지하철 문이 닫힐 무렵 뛰쳐나가 몇 발자국 천천히 걸어가다 뒤들 돌아보며 힐끗 웃는 그때부터 지하철은 거꾸로 달린다, 유년의 종착역을 향하여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마다 손을 흔들며. - 방우달의 《알을 낳는 나그네》 중에서 - 고혈압, 당뇨, 치매, 암 환자가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 병을 모시고 길들이며 함께 살아야 합니다. 비관하고 좌절하며 살아봐도 자신만 불행합니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여든 다섯까지만 건강하게 살아도 천수를 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병 중에 치매는 왜 기억이 최근부터 지워지고 먼 유년으로 돌아가서 생을 마감할까요? 삶의 마디마디를 바르고 좋은 일 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원점회귀하는 기쁨과 고통을 느끼라고.

앙코르 작품 2020.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