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오후 겨울 오후/방우달(처세시인) -방우달 시집 중에서 숲속을 떠나지 않는 산비둘기처럼 도심을 떠나지 않는 집비둘기 두 마리 둘 다 암컷일까, 수컷일까 또는 한 쌍일까 생각을 따지며 사람이 걷는 차가운 보도블록 위를 뜨겁게 걷고 있다 걷는 길 빈 틈에도 깊은 사랑 심고 정겹게 모이를 함께 쪼으며 활자를 등에 싣고 신문지 한 장 보도블록에 박혀 펄럭이는 겨울 오후. 앙코르 작품 2021.02.23
그대 눈 끝엔 그대 눈 끝엔/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시집 중에서 겨울 찬 기운이 즐비하게 깔린 거리를 검은 연기 뿜으며 분주하게 차량들이 질주하는 그대 눈 끝엔 죽은 듯 살아있는 가로수를 죽어서 참된 나무가 된 둥치 세 개 열애熱愛의 자세로 받치고 섰다 먼 산 바라보는 그대의 눈 끝엔 헐벗은 가지를 안고 젖을 먹이는 겨울 햇살이 잡힌다 보도불록 틈새 실눈 뜬 얼음, 아직 그대 녹지 않고 있다 앙코르 작품 202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