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겨울 오후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2. 23. 17:54

겨울 오후/방우달(처세시인)

-방우달 시집 <<전하,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아니되옵니다>> 중에서

 

숲속을 떠나지 않는 산비둘기처럼
도심을 떠나지 않는 집비둘기 두 마리
둘 다 암컷일까, 수컷일까
또는 한 쌍일까
생각을 따지며 사람이 걷는
차가운 보도블록 위를 뜨겁게 걷고 있다
걷는 길 빈 틈에도 깊은 사랑 심고
정겹게 모이를 함께 쪼으며

<남녀 차별 철폐> 활자를 등에 싣고
신문지 한 장 보도블록에 박혀
펄럭이는 겨울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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