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방우달(처세시인)
누군가 말했다.
"효도 불효도 끝이 없다."
어버이날이다.
자식들은 지난 주말 연휴에 모두 다녀갔다.
그들은 3일 연휴를 양가 어버이에게 바쳤다.
봄비가 끝나고 오후 산책을 즐긴다.
미세, 초미세먼지도 좋음 수준이다.
맑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조화롭다.
땅에는 초록잎과 봄꽃이 아름답다.
70대 중반의 꼬부랑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서서
아마 90대 후반의 어머니와 통화 중인 것 같다.
허리가 몹시 불편하지만 정신은 맑고
휴대폰도 사용이 가능하다.
"엄마, 지금 가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다 왔어! 뭐라고? 뭐라고? 알았다!"
같은 말을 반복하다 전화기를 덮는다.
친정 가까이 다 왔나 보다.
손에는 카네이션 꽃다발을 들었다.
어버이 돌아가신지 36년째다.
아직도 길을 걷다가 어버이인 듯 착각하고
종종 앞질러 돌아보며 얼굴을 확인하곤 한다.
나에게 어버이날은 36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