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인생 6계(季) : 아침편지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6. 16. 03:18

인생 6계(季) : 아침편지

 

<그 이전에>

우리가 아무렇게나 어쩌다가
이 세상에 잠시 내리지는 않았으리.
필시 까닭이 있었으리.
이미 인연이 있었고 말씀이 계셨고
사고(思考)의 씨앗은 살아 있었으리.
그것은 운명이라기 보다
자연의 섭리가 품은 사명이었으리.

<봄>

따뜻하고 포근한 햇살로 아지랑이 하늘을 날고
설렘의 가슴에는 꽃들이 피어 오르며
온누리는 상큼한 연두의 싹들이 움텄으리.
해맑은 미소 담은 환한 얼굴에 꿈과 희망이 가득하였으리.

<여름>

쨍쨍 내리쬐는 태양의 열정으로
꿈과 희망은 성장하고 발전했으리.
겁냄없이 욕망을 불태우며
앞으로 앞으로 뒤돌아 보지 않고 몰아붙였으리.

<가을>

기쁨과 고난과 갈등의 강을 건너면서 성숙하고
일생의 꿈과 희망을 나름대로 풍성하게 익혔으리.
잘 익은 열매들을 골고루 나눠주고 돌아서며
가슴의 설렘은 숨 죽이며 서서히 멈췄으리.
나의 즐겁고 행복한 사명은 여기까지.

<겨울>

꿈과 희망을 거둬들이니
들녘은 싸늘하고 텅 비었으리.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허무 무상의 늪에서
넋놓고 잠시 머물렀으리.
미리 겨울을 예감하고 달려왔지만 크게 허전했으리.
그렇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였으리.

<그 이후에>

어디로 가나 생각하지 않아도 좋으리.
끝이어도 상관 없고 천국(극락) 지옥이 있어도 좋으리.
두려움 없이 합당한 처분을 달게 받으리.
자연에서 자연으로 자연의 섭리를 따라
과분한 대접 받고 잘 살았노라
손짓하며 흐뭇한 마음으로 건너가리.

- 방우달의 《야탑(野塔)의 노래 2》 중에서 -

인생을 일모작 이모작
삼모작 사모작으로 나누거나
일막 이막 삼막 사막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그 전후를 합하여
여섯 계절로 나누기도 합니다. 어떻게 나누었더라도
전체를 통틀어서 일생이라고 합니다. 어느 시기도 같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일모작 이모작은 적절치 않은 표현 같습니다.
일모작 이모작은 시기만 다르지 같은 일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예행 연습도 없고 시기마다 반복되지 않으므로 어느
한 순간도 헛되이 소홀하게 보내서는 안됩니다. 때를
잘못 놓치면 과거도 엉망이 되고 미래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칩니다. 순간순간을 정말 잘 살아내야
멋진 인생이 완성됩니다. 행복한 생이 됩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이 황금이고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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