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11.27.일요일

野塔 방우달 시인 2022. 11. 28. 21:01
[처세시인 방우달의 행복한 삶의 지혜와 향기]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11.27.일요일
 
나이가 들어서 가장 무서운 것은 죽는 것, 그 자체가 아니다. 그보다는 분명 살아 있지만 "그 사람, 왜 빨리 죽지 않지?" 하는 소리나 듣는, 쓸모없거나 남들에게 폐만 끼치는 할 일 없는 존재가 된다는 사실이다. ㅡ <인생이라는 멋진, 거짓말>(이나미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중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남들에게 폐만 끼치는 할 일 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 아무도 원치 않을 것이다. 나이 드는 것만 해도 슬프고 서럽고 고통이라고 한다. 예순이 넘으면 건강관리도 잘 하면서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보람되게 의미있게 경영해야 할 것이다. 나눔과 봉사를 하는 일이 그에 가깝다.
 
자기만 잘 먹고 잘 살다가 나이 들어서 큰 병 들고 그 병치레가 오래 가면 누구나 그 사람 왜 빨리 안 죽지? 하고 원망할 것이다. 어떤 이는 죄를 짓고 법적인 형벌을 감옥에서 다 살고 나서도 또 유사 범죄를 저지를까봐 두려워 주민들은 한 동네에서 그와 함께 살기를 싫어한다.
 
죽음보다 더 무섭고 큰 형벌은 의미없고 가치없는 삶을 살다가 노년에 남들에게 따돌림받는 삶일 것이다. 마지막 인생에 가서 후회하기 전에 좀 더 젊을 때, 힘이 있을 때, 좀 가진 것이 있을 때, 남들과 더불어 잘 사는 삶에 함께 동참해야 할 것이다. 물론 쉽지 않는 일이다.
 
09:10 집에서 걸어서 춘천직업전문학교로 가다. 4,500보 걷다. 10:30~11:30까지 ITQ인터넷 자격시험을 치렀다. 그런대로 최선을 다 했다. 물론 내가 최고령자일 것이다. A, B, C 등급 중 A등급을 기대한다. 4개 고사실에서 5교시까지 시험이 있다. 나는 2교시 2고사실에서 봤다. 대부분 젊은이들이다. 군인들도 많다.
 
오늘이 아내 생일이다. 전야제를 이틀 했다. 아침에 시험치러 가는 나는 아내의 생일 미역국을 먹었다. 아내, 딸, 사위가 말렸다. 나는 징크스를 깨겠다고 다짐했다. 미끄러진다는 미자가 미역국에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미신이다. 그렇지만 그 음식에 어떤 좋지 않는 생리적으로 나쁜 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을 것이다. 그걸 잘 모르겠다.
 
시험이 끝나자 온 가족이 시험장 앞 차안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근처 가까운 파스타전문점에서 5명이 점심을 함께 먹었다. 18:50 저녁을 간단히 먹고 큰딸 가족은 춘천을 떠났다. 2박 3일 생일 잔치는 무사히 끝났고 나도 시험을 잘 치렀다. 큰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