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09.02.금요일

野塔 방우달 시인 2022. 9. 3. 07:24
[처세시인 방우달의 행복한 삶의 지혜와 향기]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09.02.금요일
 
"안타깝게도 요즘 젊은이들의 이상은 하나로 모아진다. 자신의 천부적 소질이 어떻든, 무엇을 공부하고 싶든 상관없이 그들의 꿈은 벼락부자다.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신적 대상이 되어버렸다. 과학 문명의 발달로 개방적이고 다원화된 시대를 살지만, 개인의 이상은 오히려 단순화되고 직관적으로 변했다." ㅡ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장신웨 지음. 리드리드출판 펴냄) 중에서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인간성이 변했다 해도 자신의 꿈이나 이상이 '벼락부자'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요즘 깊이 없는 인간이 득세를 하고 언론을 뒤덮고 있기는 하다. 이것이 '말세'지 뭐 다른 세상이 있겠는가?
 
인간성 상실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물신이 최고의 신이 되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렸다. 이것은 보통 동물보다 나을 것이 없다. 그래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지 않는가. 인간 수양이니 수행이라는 말은 꼰대라는 사람들이 하는 헛소리가 되어버렸다. 그러니 나의 책들이 팔릴 이유가 없다. 아, 슬프도다!
 
낮 동안에는 서재에서 거실에서 침대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거실에서 창 밖 하늘을 보니 장관이다. 뭉게구름이 내 마음과 같다. 아름답다. 하늘은 푸르고 공기질도 좋음이다. 감기 몸살기가 있어 좀 더 휴면이 필요하다.
 
20:40~23:10 '야탑 수행길' 밤 산책을 다녀오다. 어제도 쉬었기에 좀 무리해서 나갔다. 천천히 11,000보를 즐겁게 걷다. 좀 여유를 갖고 걷거나 쉬면서 생각들을 메모하다.
 
공무원연금지 2022년 9월호에 내 책 <어느새>가 소개되었다. 반갑다. 그렇다고 책이 더 팔리는 것은 아니다. 역사의 한 장을 기록으로 남길 뿐이다. 요즘 누가 인문학 책을 읽나? 세상은 각박속으로 빠지고 말세는 눈 앞에 왔다.
 
나보다 연세가 6세나 많은 지인이 설날, 추석날 전에 꼭 직접 만드신 제과제빵을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선물로 보내주신다. 명인 1호신가 그렇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인품이 훌륭하시다. 한학도 서예도 하시고 제과제빵 명인까지 되셨으니 인간의 최고봉까지 오르셨다! 존경합니다!
 
인간성이 뛰어나시고 좋은 시도 많이 쓰시는 시인 한 분이 시집을 보내 주셨다. 10번째 시집이고 이번엔 인물시집이다. 허홍구 시인의 100인 100시 <마음으로 만난 사람들>(북랜드 펴냄)이다. 겸손하시고 청빈한 생활을 하신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시다. 시집이라도 좀 팔렸으면 좋으련만!
 
내 주위엔 좋은 분들이 많으시다. 연세가 다 60이 넘으셨다. 인성이 좋은 분들의 마지막 세대가 아닌가 싶어 슬프다. 그만큼 그들은 어려운 노후를 보내고 계시다. '벼락부자'는 꿈에도 생각지 않는 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