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시인 방우달의 행복한 삶의 지혜와 향기]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07.05.화요일
오늘은 감사할 일이 얼마나 되나 생각하기로 하다. 10: 30 아내가 차려준 아점(아침과 점심)상을 부부가 함께 먹는다. 감사할 일이다.
12:00 폭염 속에 남춘천역까지 걸어가다. 가면서 동네 뒷골목 꽃들을 보고 약사천 아름다운 풍경과 오리 한 가족 10마리(부부, 새끼8)를 보며 걷다. 남춘천역까지 걸을 수 있는 건강을 가져서 감사하다.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지녀서 감사하다.
13:23 경춘선 전철을 타고 상봉역에 가다. 무료승차카드가 있어서 감사하다. 상봉역에서 부산오뎅 2개(3,000원)를 사먹을 수 있는 소박한 경제력과 입맛을 줘서 감사하다.
경의중앙선을 갈아타고 옥수역에 내려서 3호선으로 갈아 타고 을지로 3가역에서 내려 2호선으로 갈아 타고 시청역에 내리다. 이렇게 복잡한 길을 찾아갈 수 있는 다리와 두뇌를 가져서 감사하다.
9번 출구로 나와서 상공회의소 건물까지 걷다. 14년 전부터 이 건물에서 만 3년을 근무했다. 분당신도시에서 이 코스를 전철을 타고 다녔다.
그저께 저녁에 갑자기 서소문에서 상공회의소까지 걸어다닌 기억과 근무한 빌딩의 층을 생각하니 아무 기억이 없었다. 깜짝 놀랐다. 기억상실증인가, 치매인가? 싶어 오늘 다시 복기하며 걸었다.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이만만 생각나도 감사하다.
한참 동안 새로 지은 숭례문을 바라보고 남산을 올려다 보다. 횡단보도를 몇 번 건너서 남대문 안에 있는 한 음식점에 들어서다. 그때 단골 음식점이다. 시원한 비타500 두 박스를 사서 드렸다.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다.
17:00 오늘 만나기로 한 지인 2명과 합류하다. 두 달 전에 일시 귀국한 미국 이민 간 한 사람과 옛 직장 동료다. 오랜만에 만나다. 반갑다. 소주, 막걸리, 맥주, 복순자 등으로 짬뽕하면서 거나하게 취하다. 온갖 얘기로 회포를 풀다. 만남의 인연과 의리에 대하여 생각하고 감사하다.
이달 16일 토요일 예봉산 산행을 약속하고 각자 헤어지다. 아쉬워서 다시 한 번 더 만날 약속을 한 것에 감사하다. 나는 올 때의 역순으로 남춘천역으로 왔다.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택시를 탈 수 있는 가난한 경제력에 감사하다.
집에 도착하니 자정 가까이 되었다. 중간에 아내로 부터 몇 번 무사 귀가 확인을 받았다. 아내가 무사귀가를 반겨주니 정말 감사하다. 샤워를 하고 나도 열대야다. 그래도 피곤하니 잠이 곧 들었다. 힘든 하루 여정이었지만 반가운 사람들 만나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들며 정다운 얘기들을 나눌 수 있으니 감사하다. 오늘 감사한 일들이 많아 감사하다! 총 12,000보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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