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가다 한 번씩 마주 보고 웃을 수만 있어도 ㅡ 야탑의 아침편지
정말 행복한 노후입니다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이 코를 골든 방귀를 뀌든 이를 갈든 숨만 고르게 잘 쉬고 자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나하고 살고 있는 그 사람이 하루 종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려도 내가 말 할 때 잘 들어주고 같은 밥상에서 밥 잘 먹고 크게 아프지 않고 간섭하지만 않아도 감사하고 나하고 오랫동안 고생하며 살아온 그 사람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했고 내 생각만 하고 미워했던 그 세월이 부끄럽고 미안하고 나 혼자 사는 것보다 그 사람이 있어 조금이라도 덜 외롭고 방안에 훈기가 돌고 가끔가다 한 번씩 마주 보고 웃을 수 만 있어도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정말 행복한 노후입니다 |
- 방우달의 《도시 자연인》 중에서 -
늦가을 황혼녘에
늙어가는 한 삶을 바라봅니다.
지는 해를 보며 듣기 좋아라고 익어간다고,
아름답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허무합니다. 삶의
가치와 의미를 곱씹어 보면 별것이 아닙니다.
사소하고 소소하고 반복되고 일상적인 것에
행복이 있습니다. 너무 많아서 소중한 줄
모르고 살아온 삶이 아깝기만 합니다.
마주 보고 웃을 수 있는 한 사람을
사랑해야 합니다. 없으면 거울을
보면서라도 웃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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