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우달님,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방우달(처세시인)
페이스북을 열면
그대는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이름까지 부르면서
아침 인사인 양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네.
방금 들은 것도 잊어버리기 쉬운 나이에
기억력은 자꾸 달아나는데
인공지능(Ai)은 날마다 나를 일깨운다.
무슨 생각을 했더라?
했더라?
했더라?
아, 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지.
선입견, 고정관념, 상식, 지식, 이념 같은 것들을
쓰레기통에 말끔히 분리 배출하고
있는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새로운 생각들을 떠올리고
그것을 그대에게 솔직히 말하자고도 생각하고
산책하면서 꽤 많이 오랜 시간
관조 명상 알아차림 깨달음의 길 걸어서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야 한다고도 생각했지.
사실은 생각 없는 세상에 살고 싶어했는데
오늘도 온갖 생각에 묶여 꼼짝달싹 못하고 변명처럼
그대의 물음에 마음에도 없는 답을 쓰고 있네.
** 사진은 만추에 핀 장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