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장열한 전사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11. 6. 15:59

** 장열한 전사 *방우달(처세시인)

 

늦가을 어느 날 황혼 무렵

천주교 춘천교구 카톨릭회관 안을 산책하고 있었다.

인적도 없는 곳에서 하루살이 떼를 피해서 걷는데

갑자기 한 마리가 내 오른쪽 눈속으로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고 눈알이 침침하여

손수건으로 닦아냈더니 그는 죽어서 나왔다.

이 넓은 세상 다 어디 두고 하필이면 그 시간에

그 작은 내 눈속으로 뛰어들어 죽느냐며 명복을 빌었다.

넓게 보고 높게 생각하고 살펴서 살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또 삶의 전투에서 사망하는 것은

모두 장열한 전사라고 그를 추켜세워 주었다.

내 삶이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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