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증과 울증이 널뛰는 꽃피는 봄날의 공허감
방우달(처세시인)
나이 들어 황혼 즈음 길을 걷다가
배 고프면
탕 한 그릇에 소주 한 병 사 먹을
건강과 재복을 받은 것은
주어진 음식을 남김없이 깨끗이 비웠다는 것이다.
산하엔 화사한 봄꽃이 피고 지고
내 마음은 조증과 울증이 번갈아 널뛰고
이 좋은 날에 친구의 부음을 받고
마지막 배웅을 힘차고 씩씩하게 보내기 위해
탕 한 그릇 밑반찬들 소주 한 병 밑바닥을 핥는다.
채워도
채워도
비워지는
이 봄날의 공허를
어쩔고나 어쩌면 좋을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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