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조증과 울증이 널뛰는 꽃피는 봄날의 공허감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4. 16. 17:44

조증과 울증이 널뛰는 꽃피는 봄날의 공허감

 

방우달(처세시인)

 

 

나이 들어 황혼 즈음 길을 걷다가

배 고프면

탕 한 그릇에 소주 한 병 사 먹을

건강과 재복을 받은 것은

주어진 음식을 남김없이 깨끗이 비웠다는 것이다.

 

산하엔 화사한 봄꽃이 피고 지고

내 마음은 조증과 울증이 번갈아 널뛰고

이 좋은 날에 친구의 부음을 받고

마지막 배웅을 힘차고 씩씩하게 보내기 위해

탕 한 그릇 밑반찬들 소주 한 병 밑바닥을 핥는다.

 

채워도

채워도

비워지는

이 봄날의 공허를

어쩔고나 어쩌면 좋을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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