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봄날 일광욕을 즐기는 노인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3. 26. 16:46

봄날 일광욕을 즐기는 노인

 

방우달(처세시인)

 

단풍든 바람 싣고 살랑이는 햇살만 좋으랴.

산수유 매화 개나리 어울려

봄을 한껏 피우는 정오 무렵

아파트 둘레길 한적한 양지에 앉아서

한 노인이 봄날을 즐긴다. 셀카는 싫고

그 모습을 한 컷 작품으로 남기고 싶어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부탁했으나

연이은 실패, 한참 기다렸다가 애완견 데리고

산책 나온 한 젊은 새댁에게 부탁, 오케이!

외롭게 사색하는 노인의 모습에

봄날을 가득 담아 달라 주문했더니

외로움 너머 피어난 고목의 매화처럼

꽃 피는 봄날에 가을이 와서 즐기는 명작이다.

나는 완전 노인이 되어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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