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흔들고 떠난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1. 23. 22:12

 


사진=방우달 시집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 표지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흔들고 떠난다/방우달

방우달 시집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 된다> 중에서

 

떠날 때를 보면

떠나고 난 후에 보면

떠난 새가 제대로 보인다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요란하게 흔들고 떠난다

떠난 후 가지가 한참 동안 흔들린다

노련한 새는

가지가 눈치 채지 못하게

모르게 흔적도 없이 조용히 떠난다

떠나가도

늘 앉아있는 듯한 착각 속에서

가지에게 포근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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